한국 군사비 세계 10위..."무기 대신 복지에 써라"

고영득 기자

지난해 전 세계 국가들이 쓴 군사비는 1조7000억달러(약 1967조원)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은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군사비를 많이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년 세계 군사비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동유럽, 일부 중동 국가들이 군사비를 늘리면서 전체 군비는 전년보다 1% 늘어났다.

미국은 전 세계 군비의 36%인 5960억달러(약 689조원)를 지출해 세계 최대 군사비 지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중국은 7.4% 증가한 2150억달러(약 248조원)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러시아(664억달러), 영국(555억달러), 인도(513억달러), 프랑스(509억달러), 일본(409억달러), 독일(394억달러) 순이었다.

한국은 364억달러(약 42조원)로 전년과 같은 10위를 유지했다. 한국이 지출한 군사비는 국내총생산(GDP)의 2.6% 수준이다. 1위인 미국은 GDP의 3.3%, 중국은 GDP의 1.9% 수준이다.

참여연대와 전쟁없는세상 등 9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세계군축행동의 날 준비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현재 한국의 군사비 지출 규모는 세계 10위인 반면 복지비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며 군사비 축소를 촉구했다.

제6회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낸 이들은 “한국의 무기 수입액은 세계 10위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2014년에는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이 많은 군사비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육해공 가리지 않고 납품 비리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군사비가 많다고 해서 장교와는 달리 사병들은 최저임금에 7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을 한국사회 일각의 ‘북한의 위협 때문에 군사비를 줄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선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는 사실은 정부도 인정한 바 있다”며 “한반도를 둘러싸고 각국이 벌이는 군비경쟁과 군사력 과시를 멈추지 않고는 대화는 물론 평화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을 심의·의결할 20대 국회는 세금을 군사비에 쏟아붓는 대신 요람에서 무덤까지 위태롭게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을 회복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군사비 지출 축소’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제 평화운동 민간기구인 국제평화국(IPS)은 2011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매년 전 세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 보고서를 발표하는 날을 ‘세계군축행동의 날’로 정했다. 이날 IPS와 70여개국 비정부기구(NGO) 단체 등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인 평화·군축 촉구 캠페인을 벌인다. ‘세계군축행동 주간’은 오는 18일까지다.

5일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세계군축행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5일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세계군축행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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