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년’ 동거차도 움막의 유족들
슬픔이 벚꽃처럼 흩날리는 팽목항에서 뱃길로 2시간 반을 달려가면 만나는 섬 동거차도. 주민이 200명도 채 안되는 이 작은 섬에 어둠이 내리면 산등성이에 불이 환하게 켜진다. 불을 밝히는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이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1.6㎞. 손을 뻗으면 금세라도 닿을 것 같은 바닷속에 세월호가 누워 있다. 인양 준비 작업이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현장이 가장 잘 보이는 이 산등성이에 유족들이 움막을 치고 작업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인양 작업선 동승은 물론이고 현장 접근조차 거부당한 유족들이 할 수 있는 건 이곳에서 현장을 바라보는 것밖에 없다. 온종일 망원렌즈로 뚫어져라 바라보지만 보이는 건 말 없는 바다뿐. 답답한 마음만 쌓여 간다.
유가족들은 3명씩 11개조를 편성해 돌아가면서 일주일씩 움막에서 지낸다. 외딴 섬 산꼭대기에서 지내는 움막 생활이 편할 리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차디찬 바닷속에서 나오지 못한 9명의 아들딸들을 떠올리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이들에게 바다는 상실과 슬픔, 고통의 기억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왜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무섭고 끔찍한 기억과 마주하고 있는 것일까.
“속죄하는 마음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하는 겁니다.”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벌써 2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