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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본심이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말을 한 것” 국회 교문위 출석

배문규 기자

“민중은 개돼지”라는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4시30분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나 정책기획관은 이날 오전 회의에는 불참했으나, 의원들의 거센 요구로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 급하게 서울로 돌아왔다.

나 기획관은 “제 본심이 아니라 영화에 나온 말을 한 것”이라며 “과음을 하고 과로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그 자리에서 논쟁이 있었고 제 말을 오해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기사는)제가 그말을 했나 싶을 정도로 논리적이지 않았고 의도와 다르다”고 말했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국회 교문위에 출석했다. /강윤중 기자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국회 교문위에 출석했다. /강윤중 기자

나 기획관은 ‘해당 발언이 나온 상황에 대해 설명하라’는 요구에 “처음에 만나뵙고 신변적인 얘기, 가정사 애기 하다가 업무적 얘기 조금식 나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얘기도 나오고 정책실명제 얘기도 나오고 하다가 여론조사를 보니까 국정화 조사 처음이랑 나중에 고시하고 결과가 바뀌는 걸 보고 영화 대사가 갑자기 생각나서, 거기 보면 언론이 막 조종한다 그런 대사 나온게 생각나서, 그 대사(‘민중은 개·돼지···’)가, 그런 말이 있다 인용을 해서 이야기했는데 그 말씀을 듣고 굉장히 불쾌해하시면서 취재하듯이 꼬치꼬치 캐묻고 그래서, 술이 과햇던데다 후배이기도 해서 막 다툼은 아니고 막 말이 엇갈리고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가다. 처음은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말이 섞이고 논쟁이 되고 그런 상황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사퇴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사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영지원과에 알아봤는데 사표내도 수리가 안된다고···”라고 말했다.

나 정책기획관은 답변 말미에는 울먹거리며 “공무원으로서 정말 해서는 안되는 부적절한 말 해서 국민분들에게 깊은 상처 드리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 일으킨데 대해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리고 싶다. 여러가지 기사 댓글 지난 며칠간 못자고 보면서 제가 정말 잘못했구나 정말 죽을 죄를 지었구나 생각했다. 다만 그 기사 말대로, 그 뜻대로 한 말은 아니다라고 정말 말씀드리고 싶었다. 어쨌든 제 불찰로 인한 일이고 여러분들에게 누를 끼치고 국민들에게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전날부터 나 기획관의 회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대기발령 신분이라는 이유로 이날 오전 회의에 불참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나 기획관과 당시 자리에 동석한 대변인 등 관계자들의 출석을 요구했다. 이날 오후 나 기획관, 이승복 대변인, 김청연 감사관, 심민철 운영지원과장이 회의에 출석했다. 지난 7일 경향신문 기자들과 저녁식사 자리에 교육부에서는 나 기획관, 이 대변인, 이재력 홍보담당관이 참석했다. 감사관은 나 기획관에 대한 경위 조사를 하고 있으며, 운영지원과장은 인사 업무를 맡고 있다.

이날 교문위 회의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의 2015년 결산을 위해 열렸으나 나 기획관의 발언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오전 회의 시작부터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파면과 해임을 포함한 중징계가 돼야 한다. 당장 직위해제 조치하고 장관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야 의사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장우 의원도 “배석자 출석과 함께 징계 절차를 교육부 장관이 밝혀야 한다. 여야가 엄중하게 고위공직자 처신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교문위원장인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이 부총리에게 나 기획관을 비롯해 발언 자리에 동석한 이승복 대변인 등 관계자들을 출석시켜달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나 국장은 심신 상태가 물리적으로 출석하기 어려운 상태라 지방의 본가에 내려가 요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향인 마산에서 올라오는데 서너시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국회 교문위에 출석해 “민중은 개돼지” 발언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국회 교문위에 출석해 “민중은 개돼지” 발언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이에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개돼지 취급 받은 국민들의 심정은 어떡하냐”면서 “나 기획관 발언은 반헌법적, 반교육적 발언으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도 “경위조사도 안 끝났는데 내려가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결국 이 부총리는 “이 문제를 가볍게 넘어갈 생각이 없고 엄정하게 경위를 조사해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 오후에라도 당사자를 출석시키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나 기획관을 출석시키되 결산은 그대로 심사하자는 의견을 피력하고, 야당은 출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맞섰다. 이에 의사일정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 시작 40여분 만에 정회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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