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대만 지도자? 아버지 자리에 앉은 이방카...G20의 5가지 장면

이인숙 기자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막을 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여느 G20보다 관심이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 개성 넘치는 ‘신입생’들이 많았던 데다 미국의 ‘나홀로 행보’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로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 맞물렸다. 그만큼 올해 G20은 많은 화제와 뒷얘기를 남겼다. G20의 주요 5가지 장면을 정리해본다.

■시진핑은 중화민국 주석?

블룸버그 피터 마틴 베이징 특파원의 트위터.

블룸버그 피터 마틴 베이징 특파원의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오후 만나 1시간 반 넘게 회동했다. 그런데 미 백악관이 두 정상의 회담 발언을 전하면서 시 주석을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 아닌 중화민국, 즉 대만의 주석으로 표시하는 외교적 실수를 저질러 큰 망신을 샀다. 이는 북핵 문제로 양국 간 팽팽한 이견만 확인한 회담 분위기를 더 싸늘하게 만드는 결과가 됐다. 현재 백악관 웹사이트에 올라온 발언 소개에는 중화인민공화국도, 중화민국도 아닌 중국(china)의 시 주석이라고 표기돼 있다.

전략국제센터(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중대한 무례”라고 비난하며 “시진핑이 크게 체면을 잃는 일이어서 중국에서는 크게 보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과 트럼프의 2시간 16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7일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함부르크|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7일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함부르크|AP연합뉴스

트럼프는 취임 후 이번 G20에서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35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4배 가까이 길어져 2시간 16분이나 계속됐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전한 바에 따르면 회담이 1시간을 넘어가자 부인 멜라니아가 참모들 부탁을 받고 회담을 마무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회담이 끝나기까지 1시간이 더 걸렸다. 틸러슨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할말이 매우 많았고 매우 긍정적인 케미스트리가 있었다”고 총평했다. 트럼프도 모두 발언에서 “당신과 함께 해 영광”이라고 했고 푸틴도 “전화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개인적 만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회담 후에도 트럼프는 “엄청난 만남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 문제를 두고 양국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푸틴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에 아무 근거가 없다는 걸 확인시켰다. 그도 알아듣고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들어가 푸틴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우리는 그것(개입)을 알고 있다. 그만 두라’고 했다”고 전했다. 헤일리는 러시아의 반응에 대해 “창피를 면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르켈의 기묘한 눈빛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던 중 눈을 위아래로 굴리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던 중 눈을 위아래로 굴리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담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얘기하던 중 보인 기묘한 눈빛은 많은 추측을 낳았다. 대화 중 메르켈 총리는 손바닥을 세워서 미사일 같은 발사체가 날아가는 모양을 그려보였다. 그러자 푸틴은 그게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손가락을 세워 뭔가를 설명해보였다. 그 순간 메르켈 총리가 눈을 위 아래로 굴리는 익살맞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평소 표정이 거의 없는 메르켈에게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방카 트럼프, 아버지 자리에 앉았다가 구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가 G20회의 도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 아버지 자리에 앉아 있다. |웨스트윙리포츠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가 G20회의 도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 아버지 자리에 앉아 있다. |웨스트윙리포츠 트위터

트럼프의 G20 참석에 동행한 맏딸 이방카는 8일 정상들의 회의 도중 아버지 뒷편에 앉아 있다가 잠시 트럼프가 비운 자리에 앉아 자격 논란을 불렀다. 이방카 옆에는 시 주석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앉아 있었다. 보통 해당 정상이 자리를 비우면 대표단의 장관이나 고위 관계자가 자리를 채우는 게 관례다. 이방카는 월급을 받지 않은 채 백악관 보좌관 직함을 달고 일하고 있다.

이방카 측은 “세계은행 김용 총재가 미국과 세계은행이 지원을 발표한 아프리카 이민 및 보건 문제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일리 대사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성 기업가, 기아와 빈곤 문제 등 이방카가 중점을 두던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방카는 스스로를 공무원 가족의 일부로 여긴다”고 방어했다. 저명 언론인이자 작가인 앤 애플바움은 AFP에 “이방카는 선출되지도 않았고, 자격도 없고, 준비되지도 않은 뉴욕 사교계 명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의 ‘트럼프 찾아 삼만리’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단체 사진을 찍는 현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와 가볍게 포옹하고 있다. |캐나디언프레스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단체 사진을 찍는 현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와 가볍게 포옹하고 있다. |캐나디언프레스

7일 20개국 정상이 한 데 모여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를 찾아 헤맸다. 대열 왼편에 있던 마크롱은 정상들 틈을 헤치고 맨 앞줄 오른쪽 끝에 선 트럼프를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트럼프에게 닿은 마크롱은 트럼프와 가볍게 포옹을 한 뒤 트럼프의 오른쪽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이는 지난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뼈가 하얗게 보이도록 손을 꽉 잡으며 신경전을 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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