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억대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MB 작은형’ 이상득 전 의원(83)이 26일 검찰에 출석했으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를 사실상 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이 전 의원이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로 얘기하며 건강상 이유로 정상적인 조사를 받기 어렵다고 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조사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일단 이 전 의원을 귀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20분쯤 구급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휠체어를 타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여부와 이명박 전 대통령 관여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당초 이 전 의원에게 지난 24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이 전 의원은 갑작스런 자택 압수수색으로 인한 충격과 건강문제, 검찰 조사 준비부족 등을 들어 이날로 소환 연기를 요청했다. 이 전 의원은 24일 식사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11년 초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억대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보고 이날 조사에서 자금 수수 경위 등을 추궁했으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은 수사 내용을 토대로 이 전 의원에 대한 재소환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