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바지사장’으로 앉히고 수년간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50)가 3일 경찰에 출석했다.
송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9시58분쯤 서울 강서경찰서에 나타났다. 폭행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송 대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 조사 성실히 받고 오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맞고소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이어진 질문에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송 대표는 정장에 남색 코트를 입고 손에는 서류를 들고 있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피해 직원 양모씨(34)의 변호인 측은 송 대표를 상습폭행·상습공갈·근로기준법 위반 등 8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송 대표도 지난달 29일 양씨를 검찰에 횡령·배임·무고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씨 측은 폭행 동영상과 음성파일 등을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경향신문이 공개한 해당 동영상과 음성파일 등에는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송 대표가 욕설을 하며 양씨를 폭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해 11월20일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지난달 31일엔 이 사건의 수사 담당 부서를 형사계에서 강력계로 변경했다. 국민의 관심이 큰 사건이고 집중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앞서 경찰은 소환 일자를 조율하면서 송 대표의 출국을 금지한 바 있다.
경찰은 송 대표와 함께 양씨에게 고소당한 같은 업체 최모 부사장(48)도 이날 오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공개된 동영상 등에서 일부 폭행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해 다른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 등 수사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