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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에 지지…“여성들이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어요”

입력 2019.06.12 06:00

수정 2019.06.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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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과 마지막 인터뷰

1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희호 여사가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1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희호 여사가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지난해 3월1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만났다.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어머니의 생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일지 모른다”고 했다. 당시는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던 무렵이었고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였다. ‘김대중의 부인’이 아닌 여성·평화운동가였던 ‘이희호’의 온전한 삶을 돌아보고 싶었다. 이 이사장 타계를 접한 지금 뒤늦게 깨달았다. ‘이희호’는 한 시대를 이끈 지도자였음을. 1년3개월 전 나눈 이야기를 다시 되새기는 것으로 한 시대가 저문 안타까움을 대신한다.

이 이사장은 한국 여성운동의 거목이다. 권력과 위계의 폭력에 억눌려 있던 여성들이 지난해 ‘미투 운동’이라는 새로운 여성 권리장전을 써내려갔다. 1세대 여성운동가는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정말 놀랐어요. 가슴 아팠어요”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남성들은 여성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야 해요. 여성들은 더 당당하게 대응했으면 좋겠어요”라고 격려했다. 김 상임의장이 곁에서 “어머니는 지도층 인사들 이름이 가해자로 나올 때마다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자신의 유복했던 성장사가 고통받는 여성들에겐 빚이었다고 생각했다. 여성운동에 뛰어든 이유였다. 김대중 정부는 여성부 창설 등 여성이 전담했던 가정 문제를 사회의 책임으로 끌어냈다. 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 스스로 했어요”라고 공을 돌렸다. 하지만 정치권은 “김대중 정부의 지분 40%는 이희호 여사 몫”이라는 데 공감한다. 이 이사장이 여성부 장관이었다면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을까.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그림자 내조를 거부하고 대통령과 함께 성장하고 평가받는 퍼스트레이디를 지향했던 이 이사장에게 정치는 평등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 초청받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불참했다. 남북은 ‘평창’을 마중물 삼아 보수정권 9년 동안 꽉 막혔던 평화의 물꼬를 텄다. 이 이사장은 평생 한반도 평화의 한길을 걸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 만난 남측 인사도 이 이사장이었다. 2000년 방북 때, 북측 조선여성협회 측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공동 대처하자고 제의했다.

이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201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2015년 8월 방북에 얽힌 기억을 소개했다. “나를 안내했던 여자가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에) 나왔어요. 만나면 손잡아주고 싶어요.”(김여정을 수행하던 김성혜를 지칭) 남북관계에 대해선 “그동안 자주 못 만났어요. 가까운 데 있는데도요. 이제 자유롭게 왕래하고 살아야지요”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다시 간다면 들르고 싶은 곳을 물었더니 “묘향산을 가보고 싶어요. 묘향산(국제친선박람관)에 갔더니 외국에서 받은 좋은 선물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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