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영화제작자 성적요구 빗댄 ‘토이 스토리 2’ 보너스영상 삭제

임소정 기자
<토이 스토리 2>에서 이번에 삭제된 장면.

<토이 스토리 2>에서 이번에 삭제된 장면.

디즈니가 미투(#Me Too)운동의 영향으로 20년 전 개봉한 <토이 스토리 2>의 엔딩크레딧 보너스영상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에 삭제된 부분은 광부 피트(Stinky Pete)가 바비 쌍둥이에게 “3편에 출연하게 해줄 수 있다”며 손을 잡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부분이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엔딩 크레딧과 함께 영화 속 캐릭터들이 마치 실제 배우인양 NG를 내거나 장난을 치고 카메라를 보고 직접 이야기하는 일종의 쿠키 영상으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여기엔 할리우드나 영화업계를 희화화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해당 장면은 우디가 불스아이와 연기를 하다가 광부 피트가 있던 장난감상자를 돌려 말을 걸자, 촬영 중인 상황을 모르는 피트가 두 명의 바비에게 “둘이 신기하게 꼭 닮았네. 3편에 출연하게 해줄 수 있는 것 알지?” 라며 손을 슬쩍 잡는다. 피트는 카메라를 보자 갑자기 “언제라도 연기에 대해 조언 구하시게” 라며 바비들을 내보내면서 아쉬운 표정으로 뒷모습을 곁눈질한다.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권력자들이 배역을 빌미로 부적절한 요구를 하는 일명 ‘캐스팅 카우치’를 빗댄 장면이다.

디즈니는 올해 토이 스토리 4편을 개봉을 기념해 1995년부터 나온 지난 3편의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4K 해상도로 재발매하면서 두번째 시리즈의 해당 부분을 잘라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등으로 미투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영화 제작자나 감독, 배역 담당 등이 출연 기회를 빌미로 성적 요구를 해온 관행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장면은 홈비디오와 다운로드 버전에서 함께 삭제됐다.

토이 스토리2를 감독한 픽사의 공동창립자 존 라세터도 동료들에게 포옹 등 무례하고 거북한 행동을 해온 것이 문제가 되어 지난해 디즈니를 떠났다. 토이 스토리는 픽사와 디즈니의 작품 중에서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가장 성공한 시리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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