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을 가장 먼저 미국에 알린 페기 빌링스(Peggy Billings) 선교사가 90세를 일기로 지난달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빌링스 선교사는 지난달 19일 별세했다. 장례 예배는 지난달 27일 뉴욕 에피파니 교회에서 엄수됐다.
빌링스 선교사는 1953년 1월 한국에 들어와 태화사회복지관 6대 관장(1954~1963)을 맡아 빈민층을 위한 야학 등을 열기도 했다.
미국에 돌아간 그는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 인권단체 북미한국인권연맹(North America Coalition for Human Rights in Korea)을 이끌며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미국 사회에 알렸다.
빌링스 선교사는 또 5·18 마지막 진압 작전 이틀 후인 1980년 5월29일 뉴욕 맨하탄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희생자 추모 예배를 열었다.
이후에도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해서 펼쳤다.
또 5·18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열사가 1981년 4월 화물선 레오파드호에 숨어 미국으로 밀항했을 때 미국 도피 생활을 지원하기도 했다.
윤 열사는 이들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민족학교와 재미한국청년연합 등을 결성해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할 수 있었다.
그가 한국 인권단체와 1978년 공동 작성한 한국 인권 상황 보고서는 당시 카터 행정부의 한국 인권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빌링스 선교사와 많은 활동가의 헌신 덕분에 연대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을 사랑했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여성·인권운동을 적극 지지했던 페기 빌링스 선교사와 북미한국인권연맹 활동가들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