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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지하철 터널을 걸어보았다

이재덕 기자 · 유명종 PD
[영상]새벽 2시 지하철 터널을 걸어보았다

지난 9월 21일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역. 밤 11시 54분 삼성역행 막차가 지나가자 지하철 입구가 모두 닫혔다. 이날 지하철 터널도 걷고 선로를 청소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환경 리얼 체험행사’에 참여하는 시민 30여명이 잠실새내역 방면 승강장에 모였다. 새벽 2시 지하철 선로 위 천장에 매달린 강철 전차선에 전기가 끊어지자 공사 직원들이 스크린도어 문을 열었다. 시민들이 선로로 내려갔다. 통상 지하철 운행이 종료되는 새벽 1시~ 5시 사이에 궤도·전차선 점검, 선로 청소 등이 진행된다.

잠실역사를 지나 다음역인 잠실새내역까지 1㎞를 걸었다. 역사를 지나 터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콘크리트로 된 선로 바닥이 자갈 바닥으로 바뀌었다. 자갈은 열차 하중을 견딜 수 있고, 충격과 소음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만 오랜기간 사용하면 마모돼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 선로인 서울 지하철 1~4호선 터널에 깔려있는 자갈도 이같은 이유로 점차 콘크리트 바닥으로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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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가운데에는 예비 레일들이 놓여있었다. 레일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관측 차량이 레일 위를 달리면서 문제를 파악하기도 하는데, 이날은 차량 대신 ‘레일 선형검측기’라는 장비가 시연됐다. 철도 노동자들이 레일에 놓고 끌고 다니며 궤도의 틀림 현상이나 간격 변화 등을 파악하는 디지털 검측장비다. 열차와의 마찰열 등으로 인해 레일에 금이 가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터널 중간에 놓여있는 예비 레일로 교체한다.

철도 운행을 하지 않는 새벽에는 레일 위로 고압살수차도 다닌다. 물탱크에 2만5000ℓ의 물을 담고 다니며 터널 구간의 레일, 벽체, 전차선, 천장 등을 청소한다.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8호선까지 총 499㎞ 길이 터널 안을 살수차가 연 6회 이상 운행한다. 하루 작업량은 5㎞ 정도다.

[영상]새벽 2시 지하철 터널을 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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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민 중 일부와 교통공사 직원들은 잠실역 승강장 아래 선로 구간을 청소했다. 선로에는 침전물, 모래, 부유먼지 등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직원들은 일일이 삽으로 긁어서 이를 제거했다. 너비 1~2m, 높이 4~5m쯤 되는 선로 기둥에 물을 뿌리고 긴 장대로 닦아내니 구정물이 흘러내렸다. 서울 지하철에는 82.6㎍/㎥ 수준의 미세먼지(터널 192.2㎍/㎥, 승강장 85.3㎍/㎥, 대합실 80.8㎍/㎥, 전동차 36.7㎍/㎥)가 있다. 프랑스 파리(70~120㎍/㎥), 독일 프랑크푸르트(101㎍/㎥), 스페인 바르셀로나(134㎍/㎥), 네덜란드 로테르담(96㎍/㎥) 등 해외 도시철도의 미세먼지 수치보다는 낮지만,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지하철 등 상대적으로 최근 만들어진 도시철도의 미세먼지 수치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교통공사는 미세먼지 수준을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상]새벽 2시 지하철 터널을 걸어보았다
[영상]새벽 2시 지하철 터널을 걸어보았다

“지하철 선로 청소를 해보고 싶어 신청했다”는 황가연씨는 “지하철 청소가 얼마나 힘든지 노고를 느낄수 있었다”며 “저는 시민이라 (지하철을) 타기만 했다. 한 정거장이 잠실에서 새내역 까진데 이렇게 걸어보니까 굉장한 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 지하철은 16일부터 18일까지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으나 서울교통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 시작 당일인 16일 오전 협상을 타결하면서 정상운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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