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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사다리’라더니…‘누구나집’ 사려면 최대 ‘10억원’ 필요

김희진·송진식 기자

폭등한 시장가격 감정가에 그대로 반영

화성능동 등 6곳 분양가 상한선 공개

최대 9억 중반에 10년간 매월 임대료도

더불어민주당이 서민과 무주택자 대상 주택공급 대책으로 제시한 ‘누구나집’의 분양전환가격(분양가) 상한선이 최대 9억원 중반대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년간 매월 내야하는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누구나집을 소유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최고 10억원이 넘는다. 정부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고분양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에 시민들의 각종 주거 형태가 보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에 시민들의 각종 주거 형태가 보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분양가확정 분양전환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누구나집)’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통해 화성능동, 의왕초평, 인천검단 등 6개 사업지의 분양가 상한선을 공개했다. 국토부는 지난 6일 누구나집 사업 본격화 계획을 통해 “감정가의 120%를 상한으로 정한 뒤 해당 상한가격 이하에서 분양가를 책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있다.

의왕초평의 전용 84㎡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은 9억6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사업지 주변 전용 84㎡ 아파트 최근 매매가격이 6억4000만~7억5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시세 대비 130~150% 수준의 가격이다. 분양가 상한은 현 시점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책정됐는데, 폭등한 시장가격이 감정가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의왕은 GTX-C 등 교통호재 영향으로 일부 84㎡ 아파트의 최근 호가가 10억원을 넘는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누구나집의 분양가를 “시세의 80~90%”로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갑절에 가깝다.

‘누구나집’ 의왕초평 A2BL 아파트 면적별 확정분양가격 상한. LH자료

‘누구나집’ 의왕초평 A2BL 아파트 면적별 확정분양가격 상한. LH자료

분양가에 10년 동안 매월 내야할 월세까지 포함하면 임차인이 집을 최종 소유할 때까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최대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집은 임차인이 입주할 때 분양가의 10%를 내고 10년 동안 월세거주, 이후 잔금을 내고 집을 최종 소유하는 구조다.

예컨대 현재 수중에 있는 자금이 3억원인 임차인이 의왕초평의 84㎡에 입주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초 1억원 가량(분양가의 10%)을 내고 나면 2억원이 남는다. 의왕초평 84㎡의 전세환산가격은 4억9600만원, 전월세전환율은 3.2%다. 남은 2억원을 보증금으로 낸다면 전세환산가격과의 차액인 2억9600만원에 전월세전환율 3.2%를 적용해 월세를 내게 된다. 이렇게 산출된 월세는 79만원, 10년간 낸다고 가정하면 9480만원으로 1억원에 가깝다. 월세는 2년 마다 4.3%씩 오르게 돼 실제 월세부담총액은 더 늘어난다.

‘누구나집’ 인천검단AA26(좌)과 의왕초평A2(우) 위치도. LH자료

‘누구나집’ 인천검단AA26(좌)과 의왕초평A2(우) 위치도. LH자료

분양가 상한이 가장 낮은 곳은 인천검단의 전용 59㎡ 아파트로 4억3700만~4억7500만원이다. 같은 인천검단의 64㎡는 4억6700만원, 84㎡는 6억1300만원이다. 인근지역 A아파트의 최근 전용면적 69㎡가 3억~3억4000만, 84㎡가 3억4000만~4억원에 시세가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인천검단의 분양가 상한 역시 시세의 150%에 달한다. 화성능동의 분양가 상한은 전용 64㎡가 5억9200만원, 74㎡가 6억6000만원, 84㎡가 7억2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정부는 사업자 공모과정에서 업체간 경쟁을 통해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얼마나 분양가가 내려갈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당초 분양가 상한 자체가 민간건설사들이 참여해 최소한의 수익을 남길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누구나집이 사업 참여에 따른 수익이 크지않고, 13년(건설기간 3년, 임대기간 3년) 뒤 아파트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실을 어찌할 것인지 등이 불투명하다”며 “사업에 참여한다 해도 상한보다 크게 낮게 분양가를 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집’ 화성능동 A-1BL 아파트 면적별 확정분양가격 상한. LH자료

‘누구나집’ 화성능동 A-1BL 아파트 면적별 확정분양가격 상한. LH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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