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ILO 사무총장 도전에 민주당 “환영” 정의당 “최소한의 자격 갖춰야”

정대연 기자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 차기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2일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의당은 정부가 구속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을 비롯한 ‘선결과제’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ILO는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해 1919년 만들어진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 회원국은 187개국이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강 전 장관이 ILO 사무총장으로 선출된다면 노동자에 대한 차별 해소와 폭력·괴롭힘 근절, 코로나19 상황에서 상생과 포용적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강 전 장관이 외교부 장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인도적지원조정관실 근무 등을 통해 “검증된 국제기구 전문가”라며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노동권 보호의 문제가 인권의 핵심 가치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 분야 유엔의 전문기구인 ILO의 사무총장으로 강 전 장관은 최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강 전 장관이 ILO 사무총장으로 선출된다면 대한민국은 ‘노동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강 전 장관의 ILO 사무총장 선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의당은 “국제기구의 리더가 되려면 최소한 자국의 기준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끌어올리는 것이 기본”이라고 비판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지난 7월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된 양경수 위원장을 언급하며 “한국만 유독 집회·시위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도 문제지만 한국의 노동자 대표를 구속한 상태에서 IL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한국이 지난 4월 ILO 핵심협약 4건 중 3건을 비준했지만, 지난해 말 개정된 노조법이 여전히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지 않아 국제 기준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노동선진국이라는 명예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국제기구의 리더를 배출하는 국가가 되려면 국내에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앞서 전날 외교부와 고용노동부는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강 전 장관이 ILO 차기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당선자는 가이 라이더 현 사무총장 임기가 만료된 직후인 내년 10월1일 임기를 시작한다. 강 전 장관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툰지 무아바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토고 총리 출신의 질베트 웅보 세계농업기구 사무총장, 프랑스 노동부 장관 출신의 뮤리엘 페니코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호주의 그렉 바인스 ILO 사무차장이 입후보했다. 강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아시아 출신의 첫 ILO 사무총장이자 ILO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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