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vs 달리…‘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과 ‘살바도르 달리: 이매지네이션과 리얼리티’ 전

김종목 기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4월24일까지, surrealism2021.modoo.at)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살바도르 달리: 이매지네이션과 리얼리티’ 전(3월20일까지, gncmedia.com)은 달리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전시다. 두 전시는 씨줄과 날줄처럼 ‘달리의 작품 세계, 인간 관계’를 엮는다.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살바도르 달리의 ‘머리에 구름이 가득한 커플’(1936)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살바도르 달리의 ‘머리에 구름이 가득한 커플’(1936)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전 작품 소장처는 네덜란드 보이만스 판뵈닝언 미술관이다. 보이만스 판뵈닝언은 초현실주의 컬렉션으로 유럽 미술관에서도 손꼽힌다. 현대미술부 큐레이터 레닐드 해매처(1913~2014) 제안으로 1965년 마그리트(1898~1967) 등 작품을 수집했다. 1967년 마그리트의 첫 유럽 회고전을 열었다. 해매처는 1970년 11월 달리 회고전을 조직했다. 8주 동안 19만 명이 관람했다.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전엔 달리의 ‘머리에 구름이 가득한 커플’(1936), ‘서랍이 있는 밀로의 비너스’(1936), ‘아프리카의 인상’(1938) 등 원작 33점이 나왔다. 유화 6점, 조각 5점, 삽화 17점, 책·자료 5점이다. 달리를 포함해 총 52인의 183점을 전시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에 나온 ‘아프리카의 인상’(1938), ⓒ Salvador Dali, Fundacio Gala-Salvador Dali, SACK, 2021 Collection of Museum Bojmans van Beuningen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에 나온 ‘아프리카의 인상’(1938), ⓒ Salvador Dali, Fundacio Gala-Salvador Dali, SACK, 2021 Collection of Museum Bojmans van Beuningen

‘살바도르 달리’ 전 중 유화 원화는 38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삽화 60점과 달리 삶·작품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40여 점 등 총 140점을 전시한다. 원화 주 소장처는 스페인 피게레스의 달리 미술관이다. 미국 플로리다의 달리 미술관, 스페인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소장품이 더해졌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에 나온 달리의 ‘서랍이 있는 밀로의 비너스’(1936). 김종목 기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에 나온 달리의 ‘서랍이 있는 밀로의 비너스’(1936). 김종목 기자

레플리카(복제본) 전시가 잦은 한국에서 유럽 미술관 원작이 동시에 왔다는 점이 의미 있다.

두 전시의 성격과 분위기는 다르다.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전은 보이만스 판뵈닝언 큐레이터 등 직원들이 한국에 와 전시 구성을 직접 기획했다. 관련 문헌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긴 이들이 꾸민 전시장은 차분하면서도 학술적이다. 전시 구성도 작품에만 집중하는 전통적인 형태다.

‘살바도르 달리’ 전은 역동적이다. 설치미술, 영화와 다큐멘터리, 사진, 멀티미디어 영상물 등을 추가했다.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던 달리의 특성을 반영한 전시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에서 진행 중인 ‘살바도르 달리: 이매지네이션과 리얼리티’ 전을 찾은 시민이 ‘형태학의 메아리’를 관람하고 있다.  김종목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에서 진행 중인 ‘살바도르 달리: 이매지네이션과 리얼리티’ 전을 찾은 시민이 ‘형태학의 메아리’를 관람하고 있다. 김종목 기자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전은 달리가 초현실주의 그룹의 참여한 시기의 회화 중심이란 점에서 공시적이다. 달리를 포함한 초현실주의 작가 작품들을 ‘초현실주의 혁명’, ‘다다와 초현실주의’, ‘꿈꾸는 사유’, ‘우연과 비합리성’, ‘욕망’, ‘기묘한 낯익음’이란 주제의 6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달리의 작품은 이 주제에 따라 분산 배치됐다.

‘살바도르 달리’ 전은 피카소를 따라 그리던 습작 시절부터 팝아트의 기반을 만든 광고 이미지 제작까지, 달리의 예술 세계 전반을 연대기별로 통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천재의 탄생’부터 ‘전설과 함께’까지 총 10개 섹션이 이어진다. 2섹션이 ‘초현실주의: 손으로 그린 꿈 속의 사진들’이다.

달리가 존경한 작가 중 하나는 피카소다. 그는 노년에도 피카소 등 작품을 따라 그리곤 했다. 1970년 작인 피카소 작품과 동명의 ‘아비뇽의 어린 여인들’ 그림 위엔 “미술사 거장들처럼 그리고 칠하는 법부터 배워라. 그럼 모두가 너를 존경할 것이다”라는 달리의 말이 새겨져 있다. 김종목 기자

달리가 존경한 작가 중 하나는 피카소다. 그는 노년에도 피카소 등 작품을 따라 그리곤 했다. 1970년 작인 피카소 작품과 동명의 ‘아비뇽의 어린 여인들’ 그림 위엔 “미술사 거장들처럼 그리고 칠하는 법부터 배워라. 그럼 모두가 너를 존경할 것이다”라는 달리의 말이 새겨져 있다. 김종목 기자

192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초현실주의는 1930년대에 최고조에 달했다.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전의 달리 작품들과 ‘살바도르 달리’ 전의 ‘초현실주의: 손으로 그린 꿈 속의 사진들’ 섹션 작품은 이 시기 것들이다.

‘살바도르 달리: 이매지네이션과 리얼리티’ 전은 달리 작품을 주제로 만든 애니메이션 등 여러 영상 작품도 상영한다.  김종목 기자

‘살바도르 달리: 이매지네이션과 리얼리티’ 전은 달리 작품을 주제로 만든 애니메이션 등 여러 영상 작품도 상영한다. 김종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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