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파이터’로 나선 이창용…시장선 연말까지 세번 더

이윤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우려하기보다는 물가 상방위험을 걱정을 더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재 취임 이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장으로 처음 나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모습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물가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채권 시장에서는 올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연 2.50%까지 예상하고 있다. 7·8월 연속인상을 포함해 연말까지 최대 세차례 기준금리가 더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총재는 26일 금통위 본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가상승률은 앞으로 수개월간 5% 이상 높아지고, 상당한 경우 내년 초에도 4%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물가 정점이 올해 중반기를 넘어서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가가 연말로 갈수록 내려오더라도, 국제 곡물가격이 식품 관련 물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곡물가격의 경우 경작하고 공급이 늘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번 가격이 올라가면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면서 “특히 식료품 관련 품목의 물가가 높아져서 생계물가에 직접 영향을 주면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일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 파이터’로 나선 이창용…시장선 연말까지 세번 더

추가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데이터들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연말 기준금리 2.25∼2.50% 전망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지난 2월과 비교해 지금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전망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의 기대가 올라간 것은 합리적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2.50%로 높아지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임 총재의 모습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모습”이라며 “7·8월 인상이 단행된 후 물가정점 여부와 경제 체력을 판단해 10월 혹은 11월에 추가 인상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물가 정점이 올 중반기를 넘어갈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을 빠른 속도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7·8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성장률을 2.7%로 내리면서도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잠재 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괜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추경과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투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거리 두기가 완화됨으로써 소비가 빠른속도로 올라가고, 대기업의 투자 계획 발표가 있어 국내로는 성장에 상방요인이 발생했다”면서 “올해 2.7%, 내년 2.4%의 성장률이면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추경과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에 대해서는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이 총재는 “추경은 경제성장률을 0.2∼0.3% 올리는 효과가 있고, 물가는 0.1%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한다”면서 “다만 이번 추경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시적이고 일시적인 차원이라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기대 심리까지 포함해 물가에 2년 간 0.1%(포인트) 정도 (끌어내리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오늘을 포함해 지난 8개월간 5번 금리를 올렸는데, 물가에 0.5%(포인트)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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