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애플 제품 배터리 교체비 일괄 인상
미국보다 인상 폭 훨씬 커 국내 소비자들 사이 ‘뒷말’
다음달 1일부터 국내에서 애플 아이폰의 배터리 교체 비용이 일제히 지금보다 3만4000원 오른다. 태블릿PC와 노트북 배터리 교체 비용도 함께 오르는데, 미국보다 인상 폭이 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온다. 현재 미국보다 한국의 교체 비용이 저렴한 상황에서 이번 인상을 통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이다.
13일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3월1일부터 아이폰13 배터리 교체 비용은 11만3200원이다. 이는 기존 7만9200원에서 43% 오른 가격이다.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배터리 교체 비용 견적을 받아보면 “아이폰 13 및 이전에 출시된 모든 아이폰 모델의 배터리 서비스 요금이 3만4000원 인상될 예정”이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반면 미국에서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 아이폰13과 이전 모델 모두 20달러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10일 기준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2만5400원으로, 한국보다 상승 폭이 9000원 가까이 적다.
현재 미국에서 아이폰13 배터리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69달러로 원화로 약 8만7600원이다. 공교롭게도 오는 1일부터 적용되는 가격 상승분을 더하면 89달러로 약 11만3000원이 되는데, 이번에 크게 오르는 한국 배터리 교체 비용도 이 가격과 비슷하다.
아이폰 배터리 교체 비용은 경쟁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모델보다 훨씬 비싸다. 삼성전자 갤럭시 S22 울트라 모델의 경우 배터리 교체 비용이 5만원밖에 안든다.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모델은 배터리 교체 비용이 기존보다 5만3000원 상승한 18만5000원이다. 이 역시도 미국에서는 20달러(약 2만54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소모품을 교체하는데 한국 소비자의 부담 증가액이 미국 소비자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노트북인 맥북 에어 모델도 한국에서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 5만원 오르는데 미국에서는 30달러(약 3만8100원) 상승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터리 교체 비용을 미국보다 많이 올린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소모품 가격은 같다고 치더라도 제품 수리에 투입되는 노동력의 대가인 임금 수준 등은 한국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애플은 한국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특정 기일의 실제 환율을 일괄 적용하고, 인상 폭도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