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러혐의’ 이란계 독일인에 사형선고···독일 반발

이윤정 기자

미국서 이란 체제 비판 방송 진행

군주제 회복 주창 ‘이란 왕조단’ 운영

당국, 이란 내 테러 지시 혐의 주장

변호인 “강요 의한 자백, 재판 불공평”

잠시드 샤르마흐드.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잠시드 샤르마흐드.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에 대한 테러를 시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란계 독일인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독일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에 따르면, 이슬람혁명법원이 2008년 발생한 이슬람 사원 폭탄테러 사건을 기획한 혐의로 기소된 잠시드 샤르마흐드(67)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샤르마흐드는 이란·독일 이중국적자다. 2003년 미국으로 주거지를 옮겨 이란 체제를 비판하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이란 군주제 회복을 주창하는 ‘이란 왕조단’(Kingdom Assembly of Iran)을 운영해 왔다. 이를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이란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TV·라디오 방송을 송출했다.

샤르마흐드는 미국에 근거지를 둔 테러 조직 톤다르를 이끌며 이란 내에서 테러를 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톤다르는 이슬람혁명 이전의 왕조 재건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이란 왕조단’(The Kingdom Assembly of Iran)으로도 불린다.

이란 당국은 이 조직이 미국의 지령을 받아 이란 내에서 주요 시설물을 겨냥한 사보타주(파괴 행위)를 모의했고, 샤르마흐드는 2008년 14명이 사망한 이란 중부 시라즈의 세예드 알쇼하다 모스크 테러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조직이 지난 수년간 시라즈의 시반드 댐,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영묘, 테헤란 도서 전시회 등을 겨냥한 폭탄 테러 27건을 모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2020년 8월 성명을 내고 샤르마흐드가 체포된 장소, 시기,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그를 ‘종합 작전’으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샤르마흐드가 미국에 근거지를 둔 테러 조직 ‘톤다르’를 이끌며 미국에서 이란 내 테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AFP·로이터·BBC 등에 따르면, 샤르마흐드의 가족은 그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하던 도중 납치를 당해 이란으로 압송됐다고 전했다. 변호인 측은 샤르마흐드가 강요에 의해 자백을 해야만 했고, 불공평한 재판을 받았다고 밝혀다.

이번 판결 이후 독일 정부는 반발하고 나섰다. 아날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샤르마흐드에 대한 사형 선고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의 결정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 정부가 샤르마흐드를 돕기 위한 고위급 차원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사 면회 및 재판 참석을 저지당했다”면서 “샤르마흐드에 대한 사형선고 집행은 뚜렷한 대응조처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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