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로 ‘경포대’ 현판들 급히 떼내…문화유산 보호조치 비상

도재기 선임기자

문화재청, “‘경포대’ 현판 7개 떼내 이송”

민속문화재 ‘선교장’은 무사

강원도 문화재 ‘방해정’ 일부 소실

비지정문화재 ‘상영정’은 전소

11일 강릉 산불이 확산하면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강릉 ‘경포대’를 위협하자 문화재청 관계자가 자욱한 연기 속에서 경포대의 현판을 떼내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11일 강릉 산불이 확산하면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강릉 ‘경포대’를 위협하자 문화재청 관계자가 자욱한 연기 속에서 경포대의 현판을 떼내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강릉 산불이 강풍으로 확산되면서 경포대 인근의 건축물 등 문화유산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문화재청은 “강릉 산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확산되면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경포대’ 현판 7개를 떼내 인근의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다”며 “경포대와 국가민속문화재인 ‘선교장’에 대해 사전 피해 방지 차원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강릉 경포호 인근의 유명한 정자 건축물인 ‘경포대’(보물) 전경. 문화재청 제공

강릉 경포호 인근의 유명한 정자 건축물인 ‘경포대’(보물) 전경. 문화재청 제공

경포대 내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경포대 내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경포대 여러 현판들 중 하나인 ‘경포대’ 현판. 문화재청 제공

경포대 여러 현판들 중 하나인 ‘경포대’ 현판.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경포대와 선교장은 오후 1시 기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방해정’은 건물 일부가 불타고. 비지정문화재인 ‘상영정’은 건물 전체가 전소됐다”고 밝혔다.

보물 ‘강릉 경포대’는 경포호 인근 언덕 위에 세워진 정면 5칸, 측면 5칸의 정자 건축물이다. 고려시대 김극기의 시 ‘경포대’부터 조선시대 송강 정철의 ‘관동팔경’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인과 문인들이 찾아 글을 남긴 유서깊은 명소다. 고려 충숙왕 때인 1326년 세워진 이후 한 차례 이전해 다시 세워졌으며 여러차례 중수한 기록이 있다. 특히 건축물의 중수 과정 등을 보여주는 기록물이 상당수 남아 있어 시대별 변화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릉 산불로 일부 불에 타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방해정’. 문화재청 제공

강릉 산불로 일부 불에 타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방해정’. 문화재청 제공

산불 피해를 일부 입은 ‘방해정(放海亭)’은 강원도지정 유형문화재로 역시 경포호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조선 철종 때인 1859년 산석거사 이봉구가 벼슬에서 물러나 말년을 보내기 위해 관청건물 객사의 일부를 헐어 지은 집이자 별장이다. 방해정은 1940년 후손이 다지 지었고, 1975년에는 보수공사가 이뤄졌다. 경포호를 바라보고 있는 앞면 4칸·옆면 3칸 규모로 온돌방과 마루방, 부엌 등을 갖춰 살림집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산불로 불탄 ‘상영정’은 1886년(고종 23년) 강릉 지역 유지 16명이 계모임인 ‘상영계(觴詠契)’를 결성하고 세운 정자다. 앞면 3칸·옆면 2칸의 단층 건물이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강릉의 ‘선교장’ 전경. 문화재청 제공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강릉의 ‘선교장’ 전경. 문화재청 제공

국가민속문화재인 ‘강릉 선교장’은 조선 후기 전형적인 상류주택으로 한국 최고의 전통가옥 중 하나로 유명하다. 조선 후기 사대부인 이내번(1703~1781)이 건립했으며 후손들이 확장해 열화당·활래정·동별당·안채 외에 여러 부속 건물로 이뤄져 있다.

과거 경포호가 지금보다 넓은 면적으로 조성되어 있을 당시 배를 타고 건너다니던 배다리마을(선교리)에 위치해 ‘선교장(船橋莊)’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후손들이 여전히 살고 있다.

무섭게 번지던 강릉 산불, 주택·펜션·문화재 등 100채 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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