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코로나 봉쇄 중 술 마시고 춤 추고···영국 ‘파티게이트’ 동영상 첫 공개

정원식 기자

영 매체, 보수당 당직자 파티 영상 공개

거리두기 규제에도 춤추며 술잔 부딪혀

노동당 부대표 등 “영국인 조롱...끔찍해”

퇴임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22년 9월 6일 런던 다우닝가 밖에서 연설하고 있다.

퇴임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22년 9월 6일 런던 다우닝가 밖에서 연설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국 시민들에게 봉쇄령이 내려진 동안 집권 보수당 당직자들이 술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2020~2021년 영국 총리실 및 보수당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무시하고 수차례 파티를 벌인 ‘파티게이트’와 관련해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보수당 당직자들이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담긴 약 1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2020년 12월14일 당시 보수당 당사에서 촬영된 것으로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보수당 런던 시장 후보였던 숀 베일리 선거 캠프 구성원들이다. 숀 베일리는 이듬해 5월 런던 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휴대폰으로 찍은 듯한 이 영상에는 맥주병과 와인잔을 들고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남성과 여성이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둘은 한껏 흥이 오른 듯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춘다. 도중에 여성이 테이블과 부딪히면서 테이블 위 술잔이 넘어지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벽에는 “거리를 유지하세요”라고 적힌 ‘코로나 거리두기 규제’ 경고문이 붙어 있다. 영상에는 참석자들 중 누군가가 “이거 찍고 있어? 우리가 (코로나 방역) 규제를 어기고 있다는 걸 스트리밍하지만 않는다면…”이라고 말하는 것도 녹음돼 있다.

영국 일간 미러지가 18일(현지시간) 2020년 일반 시민들에게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보수당 당직자들이 벌인 술파티 동영상을 공개했다. 두 명의 당직자가 코로나 경고문 앞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고 있다.   동영상 캡쳐

영국 일간 미러지가 18일(현지시간) 2020년 일반 시민들에게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보수당 당직자들이 벌인 술파티 동영상을 공개했다. 두 명의 당직자가 코로나 경고문 앞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고 있다. 동영상 캡쳐

미러는 남성의 이름은 잭 스미스, 여성은 말린 보그라고 보도했다. 미러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최소 24명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베일리 후보를 포함한 2명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퇴임하면서 추천한 작위 수여 후보자 명단에도 포함됐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마이클 고브 주택부 장관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끔찍하다. 모두에게 정말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젤라 라이너 노동당 부대표는 “이 영상은 규칙을 준수한 영국인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데이지 쿠퍼 자유민주당 부대표도 “속을 메스껍게 만드는 영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상은 존슨 전 총리가 파티게이트와 관련해 방역 규정을 모두 준수했다고 주장해 의회를 기만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하원 특권위원회 보고서 채택 여부 투표를 앞두고 공개됐다. 특권위원회는 지난 1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존슨 전 총리에 대해 90일 정직 중징계를 권고했으나 존슨 전 총리가 지난 9일 파티게이트 조사에 항의하면서 의원직에서 사퇴해 징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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