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 콩쿠르 우승자, 구독자 124만 유튜버…스미노 하야토가 온다

허진무 기자

도쿄대 공학도에서 피아니스트로

24일 롯데콘서트홀서 자작곡·바흐 등 연주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C)Ryuya Amao.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C)Ryuya Amao.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 음악 연주자는 통상 초등학생 때 전공 악기를 정한다. 수많은 전공자들이 혹독한 연습에 매달리지만 극소수만이 콩쿠르에서 입상한다. 그래서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은 스미노 하야토(28)가 2018년 일본 피아노지도자협회(PTNA)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사건’이었다. 2021년에는 ‘세계 3대 콩쿠르’라고 불리는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비전공자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해 주목받았다.

스미노 하야토가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지난해 서울·부산·인천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첫 내한 공연 이후 1년 만이다. 스미노는 e메일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지는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클래식 음악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스미노는 어릴 적 피아노 신동이라 불릴 만큼 재능이 있었지만 수학에도 뛰어났다. 일본 최고 명문인 가이세이 중·고교를 졸업한 뒤 도쿄대와 동 대학원에서 정보과학기술을 전공하며 엘리트 공학자 코스를 걷다가 끝내 피아노 건반 앞으로 돌아왔다.

“취미 생활로 피아노를 연주하되 아무도 모르게 더 많은 연주 경험을 가지려고 애썼던 적도 있죠. 엔지니어링 석사 학위를 얻기 위해 긴 시간 공부를 이어왔지만 스스로 프로페셔널한 프로그래머나 연구원이 될 만한 특별한 스킬(기량)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음악가로서의 제가 가진 스킬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C)Ryuya Amao.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C)Ryuya Amao. 마스트미디어 제공

Mozart - Rondo Alla Turca (Turkish March) Medley on Toy Piano

스미노는 구독자가 124만명에 달하는 ‘스타 유튜버’이기도 하다. 중학생 때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카틴(Cateen)’에 연주 영상을 올려왔다. 그가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을 장난감 피아노로 연주하는 영상은 조회수가 1100만회를 넘겼다. 스미노는 “음악가의 삶을 살면서 온라인에 연주 영상을 올리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얘기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유튜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다른 누군가와 동일한 콘텐츠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모방할 수 없으면서도 스스로 재미있고 가치 있게 느껴지는 콘텐츠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지 않다면 쉽게 잊히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공연에선 자신이 작곡한 ‘큰 고양이 왈츠’ ‘인간의 우주’ ‘태동’ ‘회상’을 선보인다. 바흐, 카푸스틴, 굴다, 라무의 클래식 레퍼토리도 골고루 배치했다. “ ‘큰 고양이 왈츠’는 제 고양이를 위해 작곡한 곡입니다. 크고 뚱뚱한 고양이가 재빠른 모습을 음악적으로 표현했죠. 카푸스틴은 클래식과 재즈 요소가 혼합돼 도전적이면서도 흥미로워요. 굴다는 카덴차 부분에서 제 식대로 즉흥적으로 해석하고 연주할 예정입니다.”

스미노는 클래식을 넘어 다양한 장르로 음악 세계를 넓혀갔다. 2019년부터는 일본 팝밴드 ‘펜트하우스(Penthouse)’의 키보디스트로 활동해왔다. “클래식은 어릴 때부터 가장 많이 접한 음악이고 제 자신을 표현하는 근원이 됐습니다. 클래식, 재즈, 영화음악, 미니멀 음악 등 그야말로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고 제 음악에 결합하려고 해요. 작곡과 편곡 공부도 지속해 나중에는 영화음악이나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까지도 쓸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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