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사자’ 살았던 부경동물원, 결국 12일부터 운영 중단

김정훈 기자

바람이 떠난 실내 사육장에 ‘바람이 딸’

김해시 홈페이지에 “당장 조치” 민원 쇄도

동물원 측 “경영난에 이미지 나빠져 결정”

‘갈비사자’ 바람이의 딸인 생후 4년 된 암사자가 아빠가 빠진 부경동물원 실내사육장에 갇혀 있다. |독자 제공

‘갈비사자’ 바람이의 딸인 생후 4년 된 암사자가 아빠가 빠진 부경동물원 실내사육장에 갇혀 있다. |독자 제공

야윈 노령의 수사자 ‘갈비사자’ 등으로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던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이 운영을 중단한다.

김해시는 부경동물원이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11일 밝혔다. 부경동물원 대표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상황이 어려워졌고 최근 동물원 인식이 나빠져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김해시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부경동물원은 김해 주촌면에 있는 사설 동물원으로 2013년 문을 열었다. 경남에 있는 유일한 민간동물원으로 김해와 창원 등에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애초 30여종 100여마리로 운영을 시작했으나 현재 사자와 호랑이 등 56마리만 남아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관람객이 급감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동물 사육 환경이 나빠졌다. 동물들이 살기에는 좁은 면적과 적절치 않은 콘크리트 바닥, 감옥형 전시시설 등으로 동물 학대 논란이 제기돼왔다.

한때 ‘갈비사자’로 불렸던 바람이가 지난 3일 충북 청주동물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삭 기자

한때 ‘갈비사자’로 불렸던 바람이가 지난 3일 충북 청주동물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삭 기자

동물학대 논란은 갈비사자가 알려지면서 더 여론이 악화됐다. 이 수사자는 2004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 부경동물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부경동물원의 협소한 실내사육장에서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사자로 불렸다. 여기에 19살로 사람으로 치면 100세가 넘는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김해시 홈페이지 등에는 수사자를 구해달라며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쳤다.

갈비사자는 지난달 5일 청주동물원으로 이사해 현재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생활하고 있다. 청주동물원으로 이사 온 지 한달이 조금 지난 요즘 바람이는 갈비와 다리 등에 살이 붙었을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

그러나 바람이가 빠진 자리에 바람이의 딸이 갇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경동물원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생후 4년 된 암사자로, 원래는 부경동물원 실외사육장에 있었는데 바람이가 이사를 가자 아빠가 있던 실내사육장으로 옮겨진 것이다.

김해시 홈페이지에는 “김해시는 방치하지 말고 제발 무슨 조치라도 당장 취해 달라”는 시민들의 항의글이 다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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