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사표·사표···윤석열·한동훈 ‘먼 거리’, ‘문재인 때 중용’ 검사들 잇따른 사직

이보라 기자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청사. 김창길 기자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청사. 김창길 기자

검찰 중간간부 인사 발표 직후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한직에 발령된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없거나 문재인 정부 당시 주요 보직에 중용됐던 검사들이 인사에서 소외돼 검찰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 이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사직 의사를 밝힌 검사 수가 30명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사법연수원 31기)은 전날 이프로스에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며 “그간 베풀어주신 사랑과 은혜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의를 밝혔다. 서 차장검사는 200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여성 최초로 공안검사에 발탁된 후 여성 최초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등을 지낸 ‘여성 1호 공안검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 시절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의 계엄법 위반 사건을 검사 직권으로 재심 청구하고, 정부 기관에 사업 청탁을 했던 ‘86 운동권’ 허인회 녹색드림협동조합 전 이사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다수의 공안 사건을 맡았다. 2021년 김오수 검찰총장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낸 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직을 전전했다. 이번 인사에서 수원고검 인권보호관으로 전보됐다.

검찰 내 유일한 강력분야 ‘블랙벨트’(1급 공인전문검사)인 천기홍 대구지검 인권보호부장(32기)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대검 조직범죄과장·마약과장 등을 지내며 강력수사 분야에서 10여년의 전문 경력을 쌓았다. ‘제3세대 조직폭력배 사건’, ‘김제 마늘밭 돈다발 사건’ 등 여러 강력 사건을 수사했다. 2021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장을 맡은 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이번 인사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된 손영배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28기)도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시절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투입돼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담당한 특수통이다. 여성 검사 최초로 북한법 박사학위를 받고 통일부 파견,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등을 거친 장소영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장(33기)도 사의를 표명했다. 김형록 감사원 파견 검사(31기), 조대호 대구지검 1차장검사(30기), 권기대 목포지청장(30기), 양동훈 울산지검 차장검사(30기) 등도 사의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내 ‘편가르기’ 인사가 계속되면서 이른바 ‘좌천’ 당한 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의 인권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보직인 인권보호관이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거쳐 현 한동훈 장관 때에도 ‘검사 좌천 코스’로 활용되면서 자리 자체를 기피하는 풍조가 굳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는 이날 사직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소규모 추가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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