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 리상푸 국방부장 면직…“권력 집중 따른 인사 실패” 지적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친강 이어 모든 공직 퇴출…‘시진핑 3기’ 국무위원 중 2번째

‘행방 묘연’ 리상푸 국방부장 면직…“권력 집중 따른 인사 실패” 지적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에 이어 리상푸 국방부장(사진)의 면직이 확인되면서, 중국 내각인 국무원에는 ‘시진핑 3기’ 들어 임명된 국무위원 5명 중 3명만 남게 됐다. 시 주석의 권력 집중에 따른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임 국방부장으로는 현재 군 서열 3위인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거론된다.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24일 끝난 6차 회의에서 리상푸의 국방부장 및 국무위원직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을 모두 면직하고, 친 전 외교부장의 국무위원직도 면직했다고 인민일보가 25일 보도했다. 리 부장과 친 전 부장 모두 갑작스레 종적을 감춘 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전인대는 구체적인 면직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리 부장의 경우 군사장비 조달 문제 등과 관련한 부정부패 혐의, 친 전 부장은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과 혼외자를 낳은 ‘생활방식 문제’가 사유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시진핑 3기 들어 임명된 중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다. 국무위원은 중국 국무원에서 총리와 부총리에 이은 최고위직으로, 다른 장관급 인사들보다 서열이 높다. 지난 3월 시진핑 3기 내각 출범과 함께 임명된 국무위원은 모두 5명이다. 그 가운데 2명이 1년도 안 돼 낙마한 것이다. 전인대는 공석이 된 2명의 국무위원에 대한 후속 인사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두고 시 주석에게 집중된 권력과 인사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 부장과 친 전 부장은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닐 토머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중국정치 연구원은 두 사람의 실각에 대해 “고위 관리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관리들이 시 주석이 선호하는 인물들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동시에 두 사람의 해임 과정이 중국 정치의 비밀주의와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차이나센터 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주요 인사들의 실각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중국의 투명성 부족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중국 정치 체제의 강점과 근본적인 약점을 동시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임 국방부장도 임명되지 않아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오는 29일부터 베이징에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국방·안보 분야 행사인 ‘샹산포럼’을 개최할 예정이지만 이 행사도 국방부장 없이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후임 국방부장 인선은 다음 전인대 상무위가 열리는 12월 말까지 두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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