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키우는 테슬라, 도조·옵티머스·그록은 차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

이재덕 기자
테슬라의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처

테슬라의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슈퍼컴퓨터 ‘도조’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관련 인공지능(AI) 개발 인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가 최근 AI 챗봇 ‘그록(grok)’까지 공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AI 개발·도입을 서두르는 테슬라의 ‘큰 그림’에 주목하고 있다.

12일 테슬라 채용 홈페이지를 보면, 테슬라는 도조와 옵티머스 개발을 위한 AI 추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강화학습 엔지니어, 데이터 레이블 관리 전문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자율주행·AI·로보틱스 분야를 집중 연구하는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서 일할 직원들이다.

도조는 테슬라의 AI 반도체 ‘D1’ 5만여개가 장착된 슈퍼컴퓨터다. 전세계 테슬라 차량이 보내오는 주행 영상 등을 활용해 자율주행기능(FSD)을 학습하고 고도화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도조의 자율주행기능을 내려받은 테슬라 차량은 자체 FSD칩으로 추론(계산)하며 자율주행을 수행하게 된다.

xAI가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한 AI 챗봇 그록(Grok) 역시 향후 작은 버전으로 만들어져 테슬라 차량에 도입돼 차량 조작 및 운행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하거나 설립한) X와 xAI까지 포함할 경우, 영상 데이터·피드 데이터 등 질 좋은 데이터를 매일 대규모로 받아볼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테슬라가 유일하다”며 “개발자들에게도 AI의 핵심인 데이터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일명 ‘테슬라 봇’으로 불리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인 옵티머스도 비전 카메라와 AI 등을 활용해 인간의 일을 로봇이 대신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다만 아직은 요가 자세를 취하거나 간단한 분류 작업 등만 수행할 수 있다.

테슬라는 강화학습 엔지니어를 뽑는 공고에서 “테슬라는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며 “강화학습 엔지니어는 AI를 활용하여 전신 이동, 정밀 조작 등 복잡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일반 로봇 학습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연하는 일을 맡는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공장 노동자들에게 확장현실(AR) 글라스를 착용토록 해 작업 과정에 대한 영상 데이터를 수집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는 옵티머스 학습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향후 옵티머스가 고도화해 자동차 생산라인에 투입될 경우 인간의 일자리 감소 등 문제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는 3~5년 이내에 옵티머스를 2만 달러(약 2700만원) 수준에 시중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봇(옵티머스)의 강화학습 엔지니어를 뽑는 테슬라의 구인 공고.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 봇(옵티머스)의 강화학습 엔지니어를 뽑는 테슬라의 구인 공고.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한편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AI·자율주행·로보틱스 등 연구개발(R&D) 분야 소프트웨어 경력 개발자를 매월 상시 채용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테슬라 FSD칩 설계를 진두지휘한 짐 켈러가 세운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000만 달러(약 66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기아 광명공장 등에 투입해 경비용으로도 활용 중이다. 다만 스팟은 사전에 입력된 경로만 탐색할 수 있고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옵티머스와는 차이가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AI 기술을 기존 전기차·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로봇에까지 확대해 적용하려 한다”며 “이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들을 추가로 수집하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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