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조만간 착수 예정

고위당국자 “반도체법 보조금, 좋은 소식 있을 것”

조태열 외교부 장관(우측 가운데)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 가운데)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한국과 미국이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8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가까운 장래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당국자는 “현행 협정이 내년 말 종료된다. 보통 협상에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일정상 당연히 금년에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면서 “조만간 한·미 양국 간 그런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으로, 2021년 한·미는 2020~2025년 적용되는 제11차 SMA를 타결한 바 있다.

실제로 차기 SMA 협상이 개시될 경우 이는 현행 제11차 SMA의 만료 기간이 2년가량 남은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SMA 협상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존 방위비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 증액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협정 공백 사태까지 초래됐다.

다만 고위당국자는 “(미국) 대선에 상관없이 타임 프레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SMA 협상 조기 착수가 미 대선 일정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삼성전자 등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의 미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전망과 관련해선 “우리 입장을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면서 “반도체법은 상무부에서 조만간 발표가 있는 모양인데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신청한 기업들의 투자의향서가 600건에 이른다면서 “상당수 회사들이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제기되는 북·일 대화 동향에 대해선 지난 21~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에서 논의가 오갔다고 고위당국자는 전했다. 한국 측은 “북·일 접촉을 포함해 모든 북한과의 접촉은 긴밀한 사전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한반도 평화 안보에 기여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 방침을 전달했고 미·일도 이에 공감했다고 한다. 고위 당국자는 그러면서 “북한과 대화에 열려 있다는 것은 3국이 다 동일한 입장”이라면서도 “북·일 접촉과 관련해선 일본도 특별한 움직임이 있거나 성사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는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위당국자는 북핵 대응을 총괄해온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국민의힘 영입 인재로 정치권에 직행한 것과 관련해선 “개인의 선택이고, 그로 인한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이 한반도본부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공백이 있더라도 커버할 능력이 있고, 대행체제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월 한국이 주최하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참석차 방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