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금 숨 고르는 건 더 큰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권재현 기자

수요 한풀 꺾였지만 완성차 업계 ‘신차’ 줄줄이 출시 대기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5’ 이어 하반기 G80·GV70 EV 시판 계획
기아, 연내 EV6 업그레이드…신규 EV3·EV4 추가로 라인업 보강
벤츠·BMW·포르쉐 등 수입차도 부분·완전변경 모델 공개 예정

BMW코리아가 순수전기차 모델 BMW i4 eDrive40을 체험 모델로 도입한 드라이빙 프로그램 ‘i 스타터 팩’을 개설해 이달부터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 중이다. BMW코리아 제공

BMW코리아가 순수전기차 모델 BMW i4 eDrive40을 체험 모델로 도입한 드라이빙 프로그램 ‘i 스타터 팩’을 개설해 이달부터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 중이다. BMW코리아 제공

내연기관차의 미래로 각광받던 전기차 수요가 한풀 꺾였지만 완성차 기업들의 신차 출시 행렬은 올해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성황리에 막을 내린 2차전지 분야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보여준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전기차 대중화를 향한 열정과 신기술의 향연도 전기차 시장이 잠시 숨을 고를지언정 멈추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보통 3~5년 주기로 상품성을 높여 선보이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신차 출시 시점이 도래한 점 역시 전기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요소다.

올해 현대차·기아는 최근 출시된 ‘더 뉴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G80 EV, GV70 EV와 EV6(기아)의 상품성 개선 모델 등 모두 4종의 신형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의 EV6는 2021년 7월 처음 시장에 나온 모델이다. 연내로 예상되는 EV6의 부분변경 신차는 전면부와 휠 디자인을 변경하고 첨단 사양 등을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상품성을 대폭 강화해 선보인 현대차의 ‘더 뉴 아이오닉5’는 전 부품 사양의 가격을 동결해 전반적인 상품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차체 보강을 통해 충돌 안전 성능도 더욱 향상됐다. 84.0kWh의 4세대 배터리를 넣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복합, 2WD 모델 기준)가 458㎞에서 485㎞로 늘어났고 최신 인포테인먼트·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기존에 없던 전기차 모델도 내놓는다. 캐스퍼EV, 아이오닉7 등 현대차 2종과 EV3, EV4 등 기아 2종의 신차가 올해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 4일 한국딜로이트그룹이 26개국 2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4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소비자의 38%는 여전히 가솔린 혹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량(ICE)을 선호하는 편이다. ICE를 선호하는 비율이 34%에 불과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1년 사이 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대로 순수 전기차(BEV)에 대한 선호도는 15%에 그쳤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선호도가 26%,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9%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 1만6237대를 연료별로 집계한 결과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 8876대(54.7%), 가솔린 5183대(31.9%), 전기차 1174대(7.2%), 플러그인하이브리드 545대(3.4%), 디젤 459대(2.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가 늘어도 내연기관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수입차 구매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왼쪽부터 ‘더 뉴 아이오닉5’, 콤팩트 SUV ‘더 뉴 EQA’, 퍼포먼스 SUV ‘마칸 일렉트릭’. 현대차·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포르쉐코리아 제공

왼쪽부터 ‘더 뉴 아이오닉5’, 콤팩트 SUV ‘더 뉴 EQA’, 퍼포먼스 SUV ‘마칸 일렉트릭’. 현대차·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포르쉐코리아 제공

수입 브랜드들은 그러나 올해도 잇달아 전기차 신차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성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소형보다 크고 준중형보다는 작은 이른바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QA와 EQB 부분변경 신차를 상반기 내 선보인다. 안정감 있는 차체와 효율적인 전기 구동 시스템으로 애호가들 사이에 긍정적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2023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공개된 ‘더 뉴 EQA’와 ‘더 뉴 EQB’는 새로운 디자인, 다채롭고 효율적인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매력적인 전기차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부분변경 EQA와 EQB는 기술 최적화로 WLTP(유럽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최대 500㎞ 이상으로 늘렸다. 또 음성 제어와 주행 보조 시스템에다 한 단계 더 개선된 사운드 시스템을 가미했다. 범퍼를 새롭게 디자인해 훨씬 넓어진 차량 전면을 강조했고, 후미등 내부 디자인도 바꿨다.

BMW코리아는 3분기에 준중형 전기 세단 i4의 첫 부분변경 신차를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2022년 i4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지 2년 만이다.

BMW그룹 미니(MINI)는 올해 전기차 완전변경 신차인 신형 미니 일렉트릭을 2분기쯤 선보인다. 기존 미니 일렉트릭의 단점으로 꼽혀온 1회 충전당 주행거리 등을 늘리고, 독특한 디자인을 더 강화해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상을 추구할 계획이다.

포르쉐는 연내 준대형 전기 스포츠 세단인 타이칸 페이스리프트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높은 출력과 늘어난 주행거리, 향상된 가속력과 빠르고 안정적인 충전 기능을 제공하는 더 강력한 신형 타이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터보 모델은 스타일 포르쉐의 날렵한 디자인으로 경쟁 브랜드와 명확한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모든 모델에 확장된 기본 사양과 함께 개선된 디스플레이 및 컨트롤 콘셉트를 갖춰 쾌적한 운전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르쉐는 또 고품질 장비에다 트렁크 용량을 키워 넓은 실내 구성을 충족시키는 등 일상생활의 편리성을 높인 퍼포먼스 SUV인 마칸 일렉트릭을 올 하반기 국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긴 주행가능거리와 높은 수준의 실용성을 갖춘 순수 전기차인 ‘마칸4’와 ‘마칸 터보’의 인테리어 일부 부품은 일정 비율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모델의 최고속도는 각각 시속 220㎞와 시속 260㎞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은 2022년 처음 판매량 10만대(12만3772대)를 넘기며 대중화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다 충전 소요 시간, 부족한 충전 인프라, 배터리 안전성, 주행거리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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