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우파 승리···극우 약진

정원식 기자
포르투갈 조기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현지시간) 극우정당 셰가의 안드레 벤투라 대표가 양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르투갈 조기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현지시간) 극우정당 셰가의 안드레 벤투라 대표가 양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르투갈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 사회민주당(PSD)이 이끄는 민주동맹(AD)이 승리했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는 실패해 향후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르투갈 총선에서도 극우정당이 3당으로 약진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져온 유럽 극우정당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민주동맹이 29.5%를 득표해, 28.7%를 득표한 중도좌파 성향 사회당을 불과 0.8%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의석수로는 민주동맹이 79석, 지난 8년간 집권했던 사회당은 77석을 얻었다. 수십 년간 번갈아 가며 집권해온 두 정당 모두 이번 총선에서 과반(전체 230석 중 116석)을 얻지 못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주동맹이 이겼다”면서 “각 정당이 포르투갈 국민들의 소망에 부합하도록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당은 2022년 조기총선에서는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했으나 이번에는 2당으로 밀려났다. 전체 230석 중 4석의 향방은 재외국민 투표 개표가 끝나는 2주 뒤에 결정될 예정이지만, 페드로 누노 산토스 사회민주당 대표는 “모든 결과가 사회당이 1당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패배를 시인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11월 사회당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에너지 개발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이번에 조기총선을 실시했다.

주목할 점은 극우정당 셰가의 약진이다. 변호사이자 축구전문가인 앙드레 벤투라 대표가 사회민주당을 탈당한 뒤 2009년 창당한 셰가는 200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선 12석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48석을 확보하며 의석수를 4배로 늘렸다.

벤투라 대표는 “총선 결과는 유권자들이 민주동맹과 셰가의 연립정부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면서 민주동맹과의 우파 연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벤투라 대표는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나 현행 헌법상 금지된 무기징역 도입 등 논란이 되는 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회민주당의 몬테네그로 대표는 이날 셰가와는 연정을 하지 않겠다는 총선 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극우 정당의 약진은 최근 몇 년 사이 유럽에서 뚜렷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2022년 9월 스웨덴에선 극우 스웨덴 민주당이 포함된 우파 연합이 승리했다. 같은달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극우 연합이 승리해 이탈리아형제들(Fdl)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총리가 됐다. 지난해 4월 핀란드 총선에선 극우 핀란드인당이 2당으로 약진해 우파 국민연합당과 연정을 수립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극우정당 자유당이 23.5%를 득표하며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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