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강화…사외이사 독립성 높인다

롯데그룹이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으로 경영 투명성 강화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20일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은 그간 사내이사가 맡아온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긴다는 내용이다. 사외이사는 경영활동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본연의 의무가 있지만 국내 대기업에서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게 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견제 및 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외이사 의장은 사내이사 의장과 동일하게 이사회를 소집하고 주관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하고 감독하게 된다.

롯데는 그룹 내 비상장사인 롯데GRS과 대홍기획에 우선 이 제도를 도입하고,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롯데지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렌탈,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10개 상장사에는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다. 경영진에 현안 보고를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해 경영활동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도 맡는다.

국내에서는 금융권에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롯데는 이 제도를 상장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하고 추후 비상장사로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각 상장사의 선임사외이사는 주주총회가 끝난 후 진행되는 이사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10개 상장사에는 ‘BSM 지표’(이사회 역량지표·Board Skills Matrix)도 도입된다. BSM 지표는 등기이사의 역량 정보를 직관적인 매트릭스 형태로 주주에게 제공하는 기법으로 등기이사 구성, 능력, 다양성 등을 도표로 표현해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다. 계열사 중 롯데쇼핑에서 2021년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BSM지표는 향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롯데는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과 사업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 출신 사외이사 비중도 2021년보다 각각 15%포인트가량 늘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거버넌스 체제 혁신을 위해 사외이사 의장 제도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지속적으로 롯데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