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곡물에 50% ‘관세 폭탄’ 예고

정원식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유럽연합(EU) 행정부격인 EU 집행위원회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곡물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이날 EU에 수입되는 러시아·벨라루스산 곡물, 유지종자와 관련 파생상품에 대해 t당 95유로 또는 수입 가격 기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높은 관세로 관련 수입품의 수익성이 없도록 하고 침략자의 수익을 줄여 EU 시장으로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안은 다음달 EU 이사회에서 가중다수결(회원국 55% 이상·EU 전체 인구의 65% 이상 동시 충족) 투표가 가결되면 곧바로 시행될 수 있다.

EU 고위 당국자는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현재 러시아를 비롯한 제3국산 곡물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별도 관세가 없거나 1∼6%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 EU 당국자는 이번 조처가 저가의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곡물 수입 급증에 따른 EU 시장 불안정을 막고 우크라이나에서 훔친 곡물을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수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러시아산 곡물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현재 EU 전체 농산물 시장에서 러시아산의 비중은 약 1% 정도로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 때문에 이번 제안을 두고 우크라이나 곡물을 둘러싼 갈등을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EU는 최근 폴란드 등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에 항의하는 농민 시위가 확산하자 우크라이나산 농축산물 관세 면세 혜택을 사실상 축소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러시아를 이롭게 하는 조처라며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EU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불행히도 러시아는 유럽 농산물 시장을 접근하는 데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다”며 “이는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EU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곡물 관련 갈등 해결책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정치적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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