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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7.2 강진에 건물 붕괴···최소 900여명 사상

윤기은 기자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

건물 수십 채 무너져 피해 속출

중국·일본선 자국 쓰나미 경보

3일 대만 화롄에서 강진에 흔들린 건물 한 채가 기울어져있다. AFP연합뉴스

3일 대만 화롄에서 강진에 흔들린 건물 한 채가 기울어져있다. AFP연합뉴스

3일 대만에서 25년 만에 규모 7이 넘는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9명이 사망하고 건물 100여채가 붕괴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주변국인 중국, 필리핀, 일본 등 정부는 자국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대만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58분쯤 대만 동부 화롄현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15.5km로 관측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지진 규모가 7.4라고 밝혔다. 대만 기상청은 이날 정오까지 규모 6 이상의 지진을 포함해 58건의 여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지진은 1999년 20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규모 7.6지진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대만 소방당국은 이날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지진으로 오후 7시까지 9명이 사망하고 946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한 명은 화롄현 슈린향에서 산책하다가 낙석에 맞았고, 이 지역의 화물기사 한 명은 운전 도중 낭떠러지에서 굴러떨어진 바위를 맞고 숨졌다. 다른 사망자 세 명은 타이루거 국립공원에서 등산하다 변을 당했다.

구조 당국이 갇혀있는 137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사상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대만 소방청 산하 중앙비상대응센터는 대만 전역에서 파손된 건물이 125채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은 화롄현에 있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 지역 5층 건물과 9층 건물 등 두 채가 심각하게 기울었다고 전했다.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는 지진 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이 올라왔다. 상점 간판과 오토바이가 건물 잔해에 깔려 있는 모습과 다리를 건너던 차량이 흔들린 모습, 산 인근에서 흙먼지가 날리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3일 대만 화롄의 한 건물이 강진의 영향을 받아 기울어져 있다. AP연합뉴스

3일 대만 화롄의 한 건물이 강진의 영향을 받아 기울어져 있다. AP연합뉴스

3일 대만 화롄의 한 건물이 강진에 무너져내렸다. 엑스 갈무리

3일 대만 화롄의 한 건물이 강진에 무너져내렸다. 엑스 갈무리

3일 규모 7.2 지진이 발생한 대만 화롄의 화롄여고의 건물이 손상돼 있다. AFP연합뉴스

3일 규모 7.2 지진이 발생한 대만 화롄의 화롄여고의 건물이 손상돼 있다. AFP연합뉴스

국영 대만전력공사는 지진으로 전선 등 기반시설이 파괴돼 전국 35만4534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으며,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이 중 95%의 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대만 남단 핑둥에 있는 원전에서 저수위 경보가 한때 울렸으나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며 전력망도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화롄시로부터 약 150km 떨어진 수도 타이베이도 이번 강진의 영향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일부 건물에선 외벽의 타일이 떨어졌다. 대만 정부는 안전 점검을 위해 타이페이의 지하철 전체 노선의 운행을 40분~60분간 중단했다.

타이베이의 한 직장인은 대만 EBC 방송에 “출근 도중 갑자기 지하철이 흔들렸고, 지하철이 정지해 밖으로 나왔다”면서 “계속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이날 지진에 이어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화롄현 전역과 이란현 일부 학교에는 휴교령을 내렸다.

지진 여파로 일본에도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8분쯤 대만에서 약 110㎞ 떨어진 일본 서남단 요나구니시마 섬에 30cm의 첫 쓰나미가 관측됐다. 인근 미야코 섬과 이시가키 섬에서는 각각 30cm, 20cm 쓰나미가 불어닥쳤다. 필리핀도 이날 쓰나미 경보를 내리고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거나 내륙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다만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쓰나미 위협이 대체로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과 필리핀은 쓰나미 주의보를 해제했다.

중국 동남부 저장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고 광저우 지하철 일부 노선은 잠정 폐쇄되거나 운행 속도가 제한됐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중국) 대륙은 큰 우려를 표하며 이번 재해로 인해 피해를 본 대만 동포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재난 구호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기꺼이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은 대만은 지진이 잦은 곳이다. 1901년부터 2000년 사이 사망자가 나온 대형 지진이 48차례 발생했다.

우젠푸 대만 기상청 지진예보센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의 진앙은 필리핀해역의 섭입(판이 다른 판의 밑으로 들어가는 현상)된 곳에서 발생했다”며 “앞으로 3~4일 동안 규모 6.5~7.0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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