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가 신발을 만나니…“친근하게 어필 매력적”

권재현 기자
한국타이어가 최근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협업해 출시한 트레일 러닝화 ‘사패’.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가 최근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협업해 출시한 트레일 러닝화 ‘사패’. 한국타이어 제공

소비재의 대표 품목인 신발과 육중한 차량을 떠받치는 타이어의 조합.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둘 다 바닥과 닿는 접지면을 책임지는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협업에 나선 배경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타이어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협업해 만든 트레일 러닝화 ‘사패’를 시장에 내놨다고 14일 밝혔다.

사패는 거친 산악길 등 비포장도로 환경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이다. 아웃솔(밑창) 내측 중심부 소재로 한국타이어의 고무 화합물을 사용하고, 한국타이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타이어인 ‘다이나프로’의 트레드 패턴에서 착안한 밑창 디자인을 적용해 강한 접지력과 마찰력을 제공한다고 한국타이어는 설명했다. 사패는 경기 양주시 사패산에서 따온 이름으로, 실제 산길 달리기 애호가들이 자주 오르는 산으로 유명하다.

프로스펙스의 신발 기술력과 한국타이어의 하이테크 기술이 만나 탄생한 트레일 러닝화 ‘사패’. 한국타이어 제공

프로스펙스의 신발 기술력과 한국타이어의 하이테크 기술이 만나 탄생한 트레일 러닝화 ‘사패’.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의 만남은 2022년 운동화와 스니커즈를 시작으로 고기능성 러닝화, 한정판 스파이크리스 골프화를 거쳐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타이어 회사가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에 나선 배경에는 ‘기술력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는 업계의 고민이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성능과 브랜드 가치를 일반 소비자들한테까지 일일이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고객들과의 소통 접점을 확대하고자 이번 트레일 러닝화 ‘사패’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도 2022년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아이더와 협업해 접지력과 내마모성을 강화한 트레킹화 4종을 출시한 바 있다. 타이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무 부산물을 활용해 트레킹화 밑창을 제작했다고 한다.

스포츠 브랜드로서도 타이어 회사들과 손을 잡으면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앞꿈치(포어풋) 착지를 고려해 전족부에 쿠션감을 더하고, 발목과 뒤꿈치의 뒤틀림을 잡아주면서 충격을 분산시켜주는 신발이라는 식의 설명만으로는 동종업계의 수많은 경쟁 제품들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 출시, 고성능 스포츠카레이싱 타이어 생산 등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타이어 회사들과의 협업은 그런 점에서 자동차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초 프리미엄 커피·디저트 카페 ‘하프커피’와 손잡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타임스퀘어점에서 연 ‘하하(HAHA)’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타이어 모양을 본떠 만든 ‘크로넛’은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연일 매진을 기록하면서 1500개 이상 팔렸다.

타이어를 쏙 빼닮은 도넛 ‘크로넛’. 한국타이어 제공

타이어를 쏙 빼닮은 도넛 ‘크로넛’. 한국타이어 제공

이색 협업 차원의 이러한 시도는 해외에선 이미 활발하다. 2003년에 아웃도어용 신발 밑창을 개발한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 미쉐린은 미즈노, 보아핏, 살레와 등 세계 유수의 신발 브랜드에 기능성 밑창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마무트, 밀레, 컬럼비아 등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와도 협업 중이다.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가 지난해 11월 협업해 만든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가 지난해 11월 협업해 만든 골프화 ‘그랜드슬램82 HK’.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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