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보고서 “한국, 명예훼손죄로 표현의 자유 제한”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뉴스타파 인터뷰 조작 의혹 수사 등 언급

대구 모스크 건립 반대는 ‘차별’ 사례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의 주요 인권 이슈로 명예훼손죄의 광범위한 적용과 대북전단금지법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 문제를 거론했다.

국무부는 이날 공개한 ‘2023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 관련 부분에서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인권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도 명예훼손죄로 인한 표현의 자유 제한, 지난해 9월 위헌 결정이 나온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언급했다.

국무부는 한국이 명예훼손을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형사 처벌하고 있으며 “이는 공적 토론을 제한하거나 개인이나 언론의 표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비방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지만원 씨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유죄를 받은 것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또한 검찰이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뇌물을 받고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관련 인터뷰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 4곳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를 한국기자협회가 “비판적 언론을 탄압하려는 조직적 시도”라고 비판한 사실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시민 자유에 대한 존중’을 다룬 단락에서 문재인 정부가 제정한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이 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하기 전까지 이 법은 사전 승인 없이 북한으로 풍선을 통해 전단 및 기타 자료를 살포하는 행위를 범죄화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패와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뇌물과 횡령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2022년 12월 사면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 외에도 정찬민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것,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혐의로 고등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된 것 등을 거론했다.

국무부는 한국 내 소수 인종·민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구에서 일부 주민들이 모스크 건립에 반대하며 “돼지머리를 두고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여는 등 시위를 벌이며 건립을 지연시켰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3월 이를 혐오 표현의 일종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 사실을 언급했다.

국무부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는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 즉결 처형 등 비인도적 행위가 만연하고 있으며 개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국경봉쇄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이 다시 시작됐다는 보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 정권이 정치범과 탈북자들에 대해 정식재판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사법적 사형’을 광범위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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