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도전자 - 상상력·도전정신의 뿌리, 만화

김동연 | 아주대 총장·전 국무조정실장

▲ 도전자 | 박기정

[김동연의 내 인생의 책](4) 도전자 - 상상력·도전정신의 뿌리, 만화

내 긴 독서편력의 중요한 초기 출발 중 하나는 만화였다. 학교에 간다고 하고 만화방에 갔다가 아버지께 들켜 호되게 혼난 적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만화에 대한 내 생각은 퍽 긍정적이다. 내 ‘상상력’과 ‘도전정신’의 뿌리가 그 시절 만화와 일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만 있으면 가능한 공간이동, 수륙공(水陸空) 여행선, 타임머신, 동물전쟁, 개(犬)들이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게 된다면 같은 ‘만약’ 시리즈 등 만화에 나온 온갖 아이디어들이 상상력을 자극했다.

힘든 환경을 극복하는 도전을 담은 만화들이 준 영향은 더욱 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도전자>다. 재일동포인 백훈이 갖은 어려움을 권투를 통해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1960년대 중반 만화다.

몇 해 전 나온 복간본을 다시 읽고는 ‘회복되는 우정과 극복할 대상은 환경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메시지가 새롭게 와 닿기는 했지만, 늘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무모할 정도로 이어지는 도전이었다.

지난달 몸담은 학교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칠 것을, 그래서 깨져도 보고 실패도 경험해볼 것을 주문했다. 도전은 꿈이 있어야 할 수 있고, 부딪쳐 깨지는 시행착오가 없이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내 화두는 ‘유쾌한 반란’이다. 환경과 자기 자신, 그리고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세 가지 반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그런 생각의 발아(發芽) 중 하나가 어린 시절의 만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이번 글은 <도전자>뿐 아니라, 그 시절 내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자극했던 김종래, 임창, 손의성 등 다른 만화가의 작품들에까지 바치는 헌사(獻辭)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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