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시대, 역사에서 답을 찾다…십수년 전 발간된 관련서 ‘역주행’

배문규 기자

발생 원인·배경 등 입체적 고찰

‘어떻게 맞설 것인지’ 교훈 담아

인류사적 통찰 주는 책들 ‘인기’

전염병 시대, 역사에서 답을 찾다…십수년 전 발간된 관련서 ‘역주행’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를 바꿔왔다.”(역사학자 윌리엄 맥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전염병의 역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십수년 전 나온 전염병 관련 역사책이 ‘역주행’하면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가 하면, 서둘러 번역한 전염병 관련 도서들도 잇달아 소개되고 있다. 이들 책이 치료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형인 전염병 창궐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준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산처럼)는 고대 로마의 안토니누스 역병부터 20세기의 에이즈까지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전염병 13가지를 소개하고, 어떻게 그 질병들을 극복해왔는지 풀어낸다. 책에선 끔찍한 전염병으로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묘사하면서, 어떤 희생들을 치르고 현재의 문명 세계에 도달하게 됐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직면한 전염병에 대한 과제는 과거와 오늘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시민과 학계와 정부가 협력할 때 최상의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인식과 행동 못지않게 지도자의 리더십과 정부 당국의 대처, 언론의 역할 등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만큼 막중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8일 출간된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살림)는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역사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확산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방점을 두는 책이다. 질병사를 전공한 국내 연구자인 저자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주목해 전염병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인류가 이동하고 교류하면서 물건이나 지식뿐만 아니라 전염병도 함께 퍼져나가 역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사회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한 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전염병을 극복하고 통제하려면 전 지구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한다.

새삼 오늘날 상황에 통찰을 주는 명저들도 있다. 미국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의 <전염병의 세계사>(이산)와 과학저술가 아노 카렌의 <전염병의 문화사>(사이언스북스)는 앞서 메르스 등 감염병 확산 때마다 회자됐다.

<전염병의 세계사>는 바이러스를 비롯한 병원체가 인류 문명에 미친 영향을 선도적으로 살펴본 책이다. 중국 문명의 발달, 로마제국의 멸망, 산업혁명 등 인류사에 중요한 사건들에는 어떤 식으로든 전염병과 인간의 대응이 관련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염병이 단순히 일회적인 재앙이 아니라 인간사의 총체적 측면과 맞물린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다.

<전염병의 문화사> 역시 질병과 문화를 비롯해 인구 집단, 생태계, 인류사와의 상호작용 등 질병의 역사를 자세히 소개한다. 인간과 병원성 미생물들의 공존과 반목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에 대한 부분을 읽다보면 인간과 동물이 함께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이해로도 확장된다. 익히 알려진 대로 코로나19도, 조류독감도, 사스도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꿈꿀자유)에선 인간의 과도한 자연 침범으로 발생한 전 세계적 유행병을 흥미진진하게 살펴보며 인간의 성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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