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FM방송, 의욕앞선 출발

의욕이 앞섰다. 3월2일 오전 5시 첫 전파를 타는 국악 FM방송이 개국을 앞두고 이런 저런 문제점을 노출, 국악계 안팎의 걱정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이번 국악방송 개국은 1998년 4월 국악 FM방송국 설립계획이 수립된 지 3년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국영방송이 아니고 국립국악원이 지난해 2월 재단법인 ‘국악 방송’(이사장 윤미용·국립국악원장 겸임)을 설립하면서 어려움은 예견됐다.

특히 인력은 아나듀오(아나운서·프로듀서·오퍼레이터의 합성어) 8명, 기술인력 5명, 회계담당 1명 등 14명에 불과하다. 아나듀오의 경우 8명의 인력 가운데 경력 프로듀서는 단 1명뿐. 연출을 맡게 될 신인 아나듀오 7명은 프로듀서 경험이 없으며 이 가운데 국립국악원 직원 출신은 2명뿐이다. 나머지 5명의 아나듀오는 지난해 9월 국악 전공자를 대상으로 뽑은 국악방송 공채 1기생들이다.

게다가 이들 8명은 1개의 국악프로그램에 2명씩 조를 이루어 연출을 담당하는데 오랫동안 국악프로그램 연출을 담당해온 채치성 편성제작팀장과 이상철 아나듀오의 경우 전체 13개의 프로그램 중 각각 5개씩 연출해야 한다. 다른 아나듀어들도 1인당 2~4개의 그램을 제작해야 한다. 프로그램 진행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2~7개의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아나듀오들이 진행자로 나서고 방송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예술인이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악계에선 “납득할 수 없는 캐스팅”이라며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기준이 어떻게 구성됐으며 심도있는 자문회의가 몇차례나 개최됐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국악닷컴에도 “새로운 청취자를 위한 틈새전략이 불가능할 것이다” “라디오로 담지 못하는 내용을 인터넷방송으로 해결한다지만 우려가 앞선다” 등의 글이 뜨고 있다.

윤미용 이사장은 “올 예산은 인건비를 포함해 15억원뿐이다. 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직원마다 1인 5~6역을 담당한다. 그나마 디지털 제작방송이라 많은 인원이 필요치 않아 다행”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또 “지난해 24억원의 정부 지원금으로 방송장비를 구입했다”며 “재원의 제한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 재정자립도를 위해 교통방송처럼 협찬사의 기업이미지 광고는 도입할 예정”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국악 FM은 오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서울·경기 일원에 출력 5㎾ 주파수 99.1MHz, 전북 남원 일원에 1㎾ 주파수 95.9MHz로 하루 21시간 내보낸다.

스튜디오는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내 국악박물관 2층에 설치했다. 생방송 프로그램은 ‘FM국악당’(오전 6~7시), ‘김자영의 창호에 드리운 창살’(오전 9~11시), ‘채치성의 국악세상’(오전 11~12시), ‘우면골 상사디야’(오후 2~4시) 등 4개. 이외에 ‘온고지신’(오전 5~6시), ‘이금희의 고운 님의 노래’ 등 6개는 녹음방송된다. (02)581-9906

〈유인화기자 rhe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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