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성북구, 이육사 순국 78주기 특별전시 진행

강은 기자
성북구 종암동의 문화공간이육사 건물|성북구 제공

성북구 종암동의 문화공간이육사 건물|성북구 제공

독립운동가 이육사 시인의 순국 78주기를 기념한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성북구는 “민족시인 이육사의 순국 78주기를 맞아 기획전시 ‘이육사 작품전 : 시가 내린 숲’이 다음달 12일까지 진행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종암동 ‘문화공간이육사’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에는 이육사 시인의 대표작 ‘황혼’, ‘절정’, ‘파초’, ‘꽃’, ‘비올가 바란 마음’ 다섯 편을 현대미술과 음향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재해석한 작품이 전시된다.

‘황혼’은 홍장호 현대 미술가가 재해석한 것으로, 시어인 ‘커텐’의 심상을 활용해 관람객이 전시실 입구부터 커텐을 헤치고 지나가는 촉각 체험을 제공한다. 일제강점기 냉혹한 현실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시 ‘절정’도 홍 미술가가 재해석했다. 석고를 입힌 벽면에 앙상한 나뭇가지를 새긴 작품으로, 이육사 시인이 1943년 1월1일 그의 문우인 신석초와 눈 쌓인 홍릉수목원을 걸으며 중국 베이징으로 갈 계획을 고백하는 장면을 연상하도록 기획됐다.

가을 저녁에 모닥불 타는 소리, 겨울 눈 밟는 소리, 봄이 와서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등 자연 ASMR은 곽진무 음향예술가가 작업했다.

이육사 시인의 ‘절정’을 재해석한 전시|성북구 제공

이육사 시인의 ‘절정’을 재해석한 전시|성북구 제공

이육사 시인의 유족 증언에 따르면, 이육사 시인과 가족은 1939년부터 종암동에 거주했다. 당시는 이육사 시인이 대표작 ‘청포도’를 발표한 때다. 성북구는 2016년 11월 이육사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가 구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육사 탄생 문화재 등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2019년에는 종암동주민센터 인근에 문화공간이육사를 조성했다. 성북구 관계자는 “하루 평균 전시회 방문자는 10명 안팎”이라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성북구는 이육사·한용운은 물론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활동한 독립운동가의 도시로, 이육사 시인이 종암동에 거주하고 대표작을 창작한 것에 주민들의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 힘든 지금, 엄혹한 시절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시인의 작품을 재해석한 기획전시로 감동과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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