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성폭력 의혹 사실 아냐···최종 사퇴”, 부산영화제 “사표 수리 보류”

오경민 기자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10월5일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10월5일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복귀를 고려하던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측에 최종적인 사퇴의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제 측은 허 위원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 등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기까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31일 기자에게 이날 오전 이용관 이사장과 이사진에게 보낸 문자를 공유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허 위원장은 “그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오늘 뵙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해 더없이 송구스럽다. 많은 분들의 염려와 질책에도 불구하고 저는 영화제에 복귀할 수 없다”며 최종 사퇴의 뜻을 밝혔다.

앞서 허 위원장과 이 이사장은 이달 중순 잇달아 사의를 표명했다. 허 위원장은 사퇴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이 운영위원장으로 위촉돼 영화제가 공동위원장 체제로 전환된 것이 사퇴 배경으로 풀이됐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인 단체들이 허 위원장의 복귀를 촉구하자 이 이사장은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 24일 이사회는 오는 10월 개최될 영화제의 정상적 진행을 위해 허 위원장의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이 이사장에게는 ‘올해 영화제 성공적 개최 후 사퇴’를 요구했다. 이사회는 이날 허 위원장과 만나 그의 복귀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허 위원장은 복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중 전날 한 매체로부터 전화를 받고 영화제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를 통해 “해당 매체는 영화제 직원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사실확인을 요청했다. 제가 위원장 재직 중 발생한 부당한 업무지시, 성적 표현을 포함한 부적절한 언어사용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성심껏 설명드렸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사실 관계를 밝히는 것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영화제에 복귀하면 논란은 고스란히 영화제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게 제가 최종적으로 사퇴를 결정한 이유”라고 했다.

허 위원장은 “그간 저의 행동을 겸허히 돌아보겠다. 필요하다면 단호히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모든 논란은 저 개인의 것으로 간주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저의 사표는 곧바로 수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영화제는 이날 오후 “허 위원장이 개인적인 문제로 복귀하기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허 위원장의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는 복귀를 기다리고 사표 수리는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제는 내달 2일 이사회를 열고 현안의 진상조사와 혁신위원회 구성 등 올해 영화제 개최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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