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노무현과 바보들’…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바보 노무현 이야기와 노사모 회원 등 86명의 인터뷰 엮어

홍진수 기자
<노무현과 바보들>의 한 장면.  (주)바보들 제공

<노무현과 바보들>의 한 장면. (주)바보들 제공

다음달 23일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꼭 10년이 된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가 오는 18일 개봉한다.

다큐멘터리 <노무현과 바보들>은 제목 그대로 바보들에 관한 이야기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승산 없는 싸움에 온몸을 던진 ‘바보 같은 정치인’ 노무현과, 그런 정치인을 무작정 좋아하고 따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을 추억한다.

영화에서 노무현은 2000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등장한다. 1998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역구(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사지나 다름없는 부산에 출마한 노무현은 예상대로 떨어진다. 그러나 얻은 것도 있었다. ‘바보 노무현’이란 별명이 생겼고,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가 탄생했다. 영화는 노사모 회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진행된다. 2002년 국민참여경선에서 ‘노풍’을 일으키고 결국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신나는 후일담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 뒤로는 회한의 연속이다. 대통령 노무현은 철저히 고립됐고, ‘할 일을 다했다’ 생각한 노사모 회원들은 그의 손을 더 잡아주지 않았다. 대통령 퇴임 뒤 편안한 시간이 오는 듯했지만 그리 길지 못했다.

제작진은 총 86명을 인터뷰했다. 전체 러닝타임 93분 중 인터뷰가 절반을 넘는다. 평범한 노사모 회원뿐만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배우 명계남·문성근, 박범계 의원, 임병택 시흥시장도 등장한다.

노무현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노무현과 바보들>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 나온 <노무현입니다> 역시 영상자료와 인터뷰로 구성됐다. 전국에서 관객 195만명을 동원해 흥행에도 성공했다. 방송사들도 여러 번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다룬 주제다.

김재희 감독은 지난 2일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영화 시작하면서 제일 고민한 것이 어떻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다른 장면을 담을 것인가였다”며 “수많은 자료를 보면서, 너무 뻔해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이야기, 끊임없는 노무현의 좌절과 그를 건져준 시민들을 집중해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 손현욱 프로듀서는 “2년 전 영화(<노무현입니다>)가 경선과정을 그렸다면 우리 영화는 그 이후의 외로움과 남겨진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며 “나는 이번 영화가 노사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 시민,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아갈 수밖에 없다”란 자막으로 시작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노무현의 말로 끝이 난다. 세월이 흘렀고, 이전의 다큐멘터리들에서 여러 차례 반복돼 식상하기도 하지만 노무현이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여전히 묵직하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