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야구소녀’의 프로 입단 꿈꾸는 고교생역 이주영은…현실이든 영화든 물러서지 않는다

홍진수 기자 soo43@ kyunghyang.com
영화 ‘야구소녀’의 프로 입단 꿈꾸는 고교생역 이주영은…현실이든 영화든 물러서지 않는다

이주영이란 배우의 이름을 대중에게 먼저 알린 것은 그의 소셜미디어였다. 2016년 10월 트위터에 “‘여배우’는 여성혐오적인 단어가 맞습니다”란 글을 쓴 것이 ‘논란거리’가 됐다. 다른 이용자들과 설전이 벌어졌고 이주영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이주영이란 이름을 검색하면 당시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서 나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주영은 계속 배우로서 성장했다. <꿈의 제인>(2017), <메기>(2019)의 주연을 맡으면서 독립영화의 아이콘 같은 배우가 됐고,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드라마 스페셜-집우집주>(2019) 등으로 대중들과 접점도 늘려갔다. 올해 초 높은 시청률과 함께 화제를 모은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그에게 폭넓은 대중적 인기를 선물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야구소녀>는 배우 이주영에게 절반 이상 기대는 영화다. 이주영이 맡은 ‘야구소녀’ 주수인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 자체다.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주영은 “수인이는 지금 사람들이 잊고 있는 마음을 깨워주는 인물, 주변사람들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인물”이라며 “드라마 작업을 막 마치고, 영화에 대한 갈증이 시작될 때 <야구소녀>를 만났다”고 말했다.

영화 <야구소녀>의 주인공 주수인은 한국 고등학교 야구선수 중 유일한 여성이다. 프로팀 입단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싸이더스 제공

영화 <야구소녀>의 주인공 주수인은 한국 고등학교 야구선수 중 유일한 여성이다. 프로팀 입단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싸이더스 제공

<야구소녀>의 주인공 수인은 고등학교 졸업반 야구선수다. 한국 고교야구팀의 유일무이한 여자선수로 최고구속 134㎞짜리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수인은 프로에 입단해 야구를 계속하고 싶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여자라는 이유로, 구속이 느리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테스트조차 받지 못한다. 감독도, 가족도, 친구도 수인에게 야구 말고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 강권할 때 야구부에 새로운 코치 진태(이준혁)가 부임하고 변화가 일어난다.

이주영은 제한된 조건 내에서 최대한 ‘천재 야구선수처럼’ 보여야 했다. 한달간 고등학교 야구선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투수의 몸동작을 익혔다. 이주영은 “남자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옆에서 보고 배웠는데, (영화 속) 수인이의 감정도 이해되기 시작했다”며 “저들이 갖고 있는 능력과 자꾸 비교를 하게 되고, 결국은 꿈을 포기하는 데까지 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온갖 한계에도 불구하고 주수인은 끝까지 꿈을 좇는다. 포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눈을 똑바로 뜨고 이렇게 말한다. “나도 모르는 내 미래를 당신들이 어떻게 알아요.” 이주영은 “주변의 애정 어린 걱정을 모두 튕겨내는 수인이가 잘못하면 ‘민폐 캐릭터’로 보일 여지가 있어 걱정했다”며 “수인이가 뚝심 있게 자기 길을 가면서 미움받지 않으면 좋겠다. 나라도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라쓰>의 ‘마현이’도, <야구소녀>의 주수인도 항상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 원하는 곳에 도달했다. 배우 이주영도 마찬가지다. 그때보다 더 큰 인기를 얻은 이주영에게 4년 전 ‘논란’에 대해 다시 물었다. 이주영은 “지금도 그때 했던 말이 틀린 지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뭔가 대변하고, 선두에 서서 발언한다기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계속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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