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 솟는 흥겨운 춤사위부터 ‘안방 1열’서 즐기는 연극까지···설 연휴 무슨 공연 볼까

선명수 기자

설 연휴 다채로운 공연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 이동이 조심스러운 명절이지만,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들며 공연장의 방역 수칙은 자리를 잡은 상태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립 예술단체가 선보이는 기획 공연부터 가족이 함께 볼 만한 뮤지컬, ‘안방 1열’에서 관람할 수 있는 연극까지. 긴 명절 연휴에 즐길 만한 공연을 모아 봤다.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 공연장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필수, 함성 대신 박수로 화답하는 공연장 문화도 잊지 말자.

■신명나는 전통 가락·춤으로 호랑이 기운을

국립국악원은 설 명절을 맞아 전통 국악을 다채롭게 구성한 기획 공연 <호랑풍류>를 선보인다. 명절 당일인 2월1일과 2일 이틀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호랑풍류>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를 맞아 새해의 희망과 호랑이의 역동적인 기운을 전통 음악과 노래, 춤으로 엮어낸 공연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이 총출동해 궁중음악과 궁중무용은 물론 전통 춤, 민요, 연희 등 6가지 종목의 전통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시원하고 우렁찬 대취타와 함께 시작하는 공연은 새해 희망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서도 비나리와 궁중 무용 ‘학연화대처용무합설’, 세종대왕이 작곡한 ‘여민락’, 남원산성·성주풀이·진도아리랑 등을 엮어 민족의 풍요로운 삶을 노래한 ‘풍요연곡’ 등으로 이어진다. 공연의 마지막은 무용단과 민속악단이 흥겨운 장구춤과 소고춤, 진도 북춤과 판굿을 엮은 민속한마당 ‘흥, 그 신명’으로 장식한다.

‘호랑이 기운’ 솟는 흥겨운 춤사위부터 ‘안방 1열’서 즐기는 연극까지···설 연휴 무슨 공연 볼까

극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무용단은 새해 맞이 기획 공연 <새날>을 1월29일부터 2월2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인다. <새날>은 총 8개의 무용 소품으로 구성됐다. 공연은 먼저 웅장하고 역동적인 북의 울림으로 새로운 생명을 깨우는 춤 ‘태’로 강렬한 시작을 알린다. 이어지는 소품 ‘액막이’는 한 해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의식에서 착안한 춤으로 왕무당의 독무부터 화려한 군무까지, 신비로운 음악과 함께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한다.

이밖에 승무의 북 가락과 진도북춤을 접목해 장단을 어르고 달래는 몸짓 ‘보듬고’, 맑고 영롱한 방울 소리에 복을 기원하는 여성 군무 ‘당당’ 등이 이어진다. 공연 후반부는 흥이 넘치는 한국의 놀이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채워졌다. 소고의 명쾌한 겹가락에 힘찬 안무가 더해진 ‘평채소고춤’은 서민의 흥을, 풍류를 아는 선비들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한량’은 양반의 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의 대미는 국립무용단 손인영 예술감독과 정길만 단원이 함께 안무한 ‘윷치기놀이’가 장식한다. 대형 윷판으로 꾸며진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해학 가득한 전통 놀이 한 판을 그려낸다.

‘호랑이 기운’ 솟는 흥겨운 춤사위부터 ‘안방 1열’서 즐기는 연극까지···설 연휴 무슨 공연 볼까

■라이온 킹·빌리 엘리어트…‘믿고 보는’ 스테디셀러 뮤지컬들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이 함께 볼 만한 뮤지컬도 여러 편 공연 중이다. 먼저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이 1월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라이온 킹>은 세계 21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1억1000만명 이상이 관람한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공연예술의 최정점’이란 찬사를 받으며 토니상·아카데미상·그래미상 등 전 세계 70여개의 주요 어워즈를 석권한 작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연팀이 입국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 차례 미뤄졌던 <라이온 킹>은 당초 지난 26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스태프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개막 공연이 취소됐다. 전 스태프와 출연진을 대상으로 한 재검사와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공연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돼 28일부터 관객과 만나게 됐다.

‘호랑이 기운’ 솟는 흥겨운 춤사위부터 ‘안방 1열’서 즐기는 연극까지···설 연휴 무슨 공연 볼까

지난해 재연한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1월29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6주간 앙코르 공연을 한다. 아더왕의 전설을 새롭게 재해석한 창작 뮤지컬로, 평범한 소년 ‘아더’가 왕이 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 싸우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연부터 공연을 이끌어온 김준수를 비롯해 김성규·이재환이 ‘아더’를 연기하며, 이지훈·에녹·강태을이 ‘랜슬럿’을, 신영숙·장은아가 흑마법사 ‘모르가나’를 연기한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월13일 마지막 공연 앞두고 있다.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광부들의 파업이 벌어지는 1980년대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11세 소년 ‘빌리’가 복싱 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배우면서 댄서라는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어린이 배우들이 중심이 된 뮤지컬로 유독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은 공연이기도 하다. 빌리 역을 맡은 4명의 주역(김시훈·이우진·전강혁·주현준)이 발레부터 탭,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등 다채로운 안무와 연기를 보여준다.

지난해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 뮤지컬 <하데스타운>도 막바지 공연 중이다. 지난해 초연된 대형 뮤지컬 중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으로, 최근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 받았다. LG아트센터가 올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강서구 마곡으로 이전하기 전 마지막으로 역삼동에서 공연하는 작품으로, 2월27일 6개월간 이어진 서울 공연의 대장정을 마친다.

■‘안방 1열’에서 관람하는 고품격 연극

‘호랑이 기운’ 솟는 흥겨운 춤사위부터 ‘안방 1열’서 즐기는 연극까지···설 연휴 무슨 공연 볼까

코로나19로 공연장을 찾는 것이 망설여지는 관객이라면 온라인 극장을 통해 ‘안방 1열’에서 높은 수준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국립극단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온라인 극장’(on.ntck.or.kr)에서 지난해 국립극단에서 공연한 다채로운 연극을 만날 수 있다.

국립극단은 최근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천승세의 <만선> 공연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땅 끝에서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이들의 고단한 삶의 풍경을 담았다. 바다에 휘몰아치는 바람과 폭우까지 실감나게 구현한 무대 연출, 배우들의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밖에 <파우스트 엔딩>, <X의 비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등 지난해 공연한 국립극단의 화제작들도 온라인 극장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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