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향곡? 귀와 마음 열면 된다”···브루크너 걸작으로 첫 내한 BOL

오스트리아 명문 악단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 첫 내한

26일 예술의전당·27일 롯데콘서트홀서 공연

브루크너 대작 교향곡 5번 등 연주

수석 지휘자 포슈너 “브루크너 교향곡의 마법 같은 세계로 초대”

오스트리아의 명문 악단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BOL)가 오는 26~27일 이틀간 첫 내한 공연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오스트리아 북부에 위치한 린츠는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가 태어나고 묻힌 도시다. 이 도시와 브루크너의 이름을 딴 오스트리아의 명문 악단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BOL)’가 오는 26~27일 첫 내한 공연을 연다.

“브루크너가 선사하는 또 다른 마법 같은 세계, 기쁨과 힘과 친밀함이 넘치는 세계로 한국 관객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BOL의 수석 지휘자로 5년째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마르쿠스 포슈너(51)는 내한을 앞두고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첫 한국 방문에 흥분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BOL은 1802년 개관한 린츠 주립극장의 상주 악단으로 1967년 공식 명칭을 지금의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로 변경했다. BOL은 매년 9~10월 린츠에서 열리는 ‘브루크너 국제 페스티벌’의 메인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BOL은 내한 첫날 악단의 대표 레퍼토리라 할 수 있는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연주 시간만 80여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브루크너의 9개 교향곡 가운데서도 좀처럼 실황 연주로 접하기 어려운 곡이다. 해외 오케스트라가 내한해 이 곡을 연주하는 것도 처음이다.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음악은 아니지만, 그만큼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는 공연이다.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수석 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포슈너는 “브루크너 교향곡 중 4·7·8·9번이 자주 연주되지만 5번은 브루크너의 걸작”이라며 “기쁨과 에너지, 테크닉이 넘치는 곡으로 브루크너가 이 곡을 작곡했을 때의 긍정적인 사고와 열정이 묻어 있는 훌륭한 곡”이라고 말했다. 이어 “듣기에 쉬운 곡은 아니지만 브루크너 교향곡 중 쉬운 음악은 없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 들어야 한다”며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다. 눈을 감고, 귀를 열고 들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둘째날인 27일 롯데콘서트홀에선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1번,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올해 BOL의 신년 음악회와 같은 프로그램이다. 포슈너는 둘째날 프로그램으로 베토벤을 선택한 데 대해 “베토벤은 브루크너에게 많은 음악적 영향을 준 작곡가로 둘을 연결하는 프로그램 구성을 좋아한다”며 “브루크너 5번 교향곡은 베토벤 교향곡 7번의 리듬과 여러 음악적 요소를 구현한 작품이다. 관객 여러분에게도 브루크너 음악이 어떻게 나왔는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연자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오페라 같은 작품이자 유머로 가득찬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수석 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독일 뮌헨 출신의 포슈너는 2017년 BOL의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뒤 2020년 오스트리아의 ‘올해의 오케스트라’와 ‘올해의 지휘자’로 선정되는 등 악단의 위상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BOL이 브루크너의 이름을 딴 악단인 만큼 “사람들이 브루크너 음악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풀고, 더 많은 이들이 브루크너를 재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200년 전에 작곡된 음악인데도 동시대적 의미를 갖고 있어요. 각 작품 안의 진실을 찾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교향곡은 단지 악보에 적힌 기호나 표기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나름의 방식으로, 브루크너의 걸작이 가진 악보 뒤의 진실을 찾고자 계속 노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