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 ‘이과 침공’에 대비…이과생 ‘문과 인센티브’ 주의

남지원 기자

29일부터 5일간 대입 정시 원서접수…전국 7만6682명 모집

문과생 ‘이과 침공’에 대비…이과생 ‘문과 인센티브’ 주의

수학, 국어보다 어렵게 출제
정시 당락 좌우할 큰 변수로
고득점 이과생들 교차지원
상경계열 등 합격선 오를 듯

문과, 중앙대 경영·서강대 등
수학 반영 높은 곳 지원 유의

이과, 성균관대·서울대 등
교과 성취도 반영 등 확인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보다 수학이 어렵게 출제돼 수학이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득점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이 지난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특징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대학별로 다른 수능 성적 반영 방법과 비율 등을 꼼꼼히 분석해 본인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과생 ‘이과 침공’에 대비…이과생 ‘문과 인센티브’ 주의

■정시 총인원 줄었지만 수도권 대학은 ‘확대’

2023학년도 전국 일반대학 정시 모집인원은 7만6682명으로 전체 모집인원(34만9124명)의 22.0%를 차지한다. 2022학년도 정시 모집인원 8만4175명보다는 7493명 줄었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으로 좁혀보면 ‘정시 확대’ 기조는 여전하다. 비수도권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이 2022학년도 3만8438명에서 2023학년도 3만120명으로 8318명 줄어든 반면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은 4만5737명에서 4만6562명으로 825명 늘었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이 등록하지 않아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실제 모집인원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서울과 수도권 대학들이 수시모집 규모 자체를 줄였기 때문에 수시 미등록 이월이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수시 이월인원은 서울권 1800명, 수도권 1933명, 비수도권 3만2537명 등 총 3만6270명이었다.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29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각 대학은 이 중 3일 이상 자율적으로 원서접수 기간을 운영한다.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서 가·나·다군에 각각 1개 대학씩 총 3번 지원할 수 있다. 가·나·다군 전형이 진행된 뒤 내년 2월6일까지 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되고, 추가합격자는 2월16일까지 통보된다. 이후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2월 말까지 추가모집을 마치면 2023학년도 정시 레이스가 끝난다.

문과생 ‘이과 침공’에 대비…이과생 ‘문과 인센티브’ 주의

■수학이 당락 좌우…‘문과 침공’ 더 거세진다

수능 성적이 발표된 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올해 수능이 말 그대로 ‘수학’능력 시험이었다는 말이 나왔다.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지난해(149점)보다 15점이나 떨어진 반면 어렵게 출제된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5점으로 지난해(147점)보다 소폭 낮아진 데 그쳤다. 두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는 11점이나 된다. 국어가 약간 부족했더라도 수학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이 국어에서 만점을 받고 수학을 조금 못 본 수험생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표준점수를 받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수학에서 고득점을 했는지 여부가 정시모집 당락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능은 수학에 절대적으로 기울어져 있었다”며 “국어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도 수학 상위권을 표준점수로 역전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선택과목별 점수 차도 지난해보다 벌어지면서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지난해 나타났던 ‘이과생의 문과 침공’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문과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국어 화법과작문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0점, 이과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언어와매체는 134점으로 4점 차이가 났다. 수학도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의 최고점이 145점, 문과생들이 택하는 확률과통계가 143점이었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수험생 49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어·수학·탐구 영역 점수를 합쳐 270점 이상인 상위권 수험생 중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할 의사가 있는 비율은 27.5%였다. 지난해(19.0%)보다 8.5%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통합수능 1년차였던 지난해에도 상위권 이과생들이 문과에 교차지원하면서 이과생들이 선호하는 상경계열·자유전공학부 등의 합격선이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므로 문과생은 이과생의 교차지원까지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수험생이 선호하는 서울권 대학 중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할 때는 매우 유의해야 한다.

진학사에 따르면 올해 모의지원에서 수학 반영 비율이 40%로 높은 한양대 경영학부의 경우 모의지원자 중 미적분·과탐을 응시한 이과생이 3분의 2를 차지했다. 특히 상위 순위에 해당하는 학생 중 상당수가 이과생인 것으로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이 활발한 학과는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문과 계열이면서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은 중앙대 경영학과(45%), 서강대(43.3%), 서울대(40%), 한양대 경영학과(40%), 고려대(35.7%) 등이다.

반대로 이과 중위권 수험생들은 교차지원으로 서울 상위권 대학의 인문사회·상경계열 학과를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올해 입시에서는 대학들이 이과생의 인문계열 학과 교차지원 방지를 위해 문과생에게 인센티브를 줄 가능성도 있어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성균관대는 전년도 대입에서 사탐 응시자의 변환표준점수를 다소 높게 조정했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모집단위 관련 학문 분야에 필요한 과목 이수 내용과 교과 성취도 등을 평가해 반영할 예정이라, 사회 관련 교과를 이수하지 않은 이과생들은 교차지원 시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

■‘나에게 유리한 대학’ 어떻게 골라야 할까

정시에서 가장 큰 변수는 수능 영역별 반영 방식이다. 대학과 모집단위에 따라 영역별 반영 비율과 방식이 다르므로 ‘내가 잘 본 과목을 많이 반영하는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점수를 단순 환산한 점수가 같더라도 실제 당락을 결정하는 대학별 환산점수는 반영 비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지원을 고려할 대학 수가 많은 중위권 수험생의 경우 본인이 점수가 잘 나온 영역을 높은 비율로 반영하는 대학·학과가 어디인지 반드시 확인해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입시업체들이 제공하는 모의지원 서비스를 활용하면 대학별 환산점수를 쉽게 계산할 수 있다. 하위권 수험생의 경우 수능을 2~3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도 많으므로 자신이 못 본 과목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전략도 세울 수 있다.

탐구 영역 점수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도 있는데, 본인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과목에 응시했다면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하다. 반면 응시한 과목이 다른 과목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다면 변환표준점수제를 채택한 대학을 살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가·나·다군별로 2~3군데가량 유리한 대학을 찾아 대학별 환산점수를 계산하고, 자신의 성적으로 어느 곳이 유리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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