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뿜뿜’ 카오디오의 조건은 스펙보다 ‘밸런스’

김준 선임기자

카오디오에 대한 궁금증 Q&A

출력 좋은 스피커라도 협소한 공간 고려한 튜닝 없이는 최고 성능 못 내

다양한 장르의 음원으로 길들여야…블루투스보다 직접 연결이 바람직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인포테인먼트센터 연구원들이 중형세단 K7에 들어가는 카오디오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인포테인먼트센터 연구원들이 중형세단 K7에 들어가는 카오디오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자동차 편의기능 중 가장 오래되고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장치가 ‘카오디오’다. AM·FM 라디오부터 시작했지만 최근엔 가정용 하이엔드 오디오 못지않은 고급 음질을 내는 시스템이 적잖다. 차량용 오디오와 가정용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최상의 음질을 즐기며 고장 없이 사용하려면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인포테인먼트센터와 오디오 기업 하만의 도움으로 카오디오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봤다.

Q : 카오디오란 무엇인가

A : 말 그대로 자동차용 오디오 장치다. 라디오와 카세트테이프, 콤팩트디스크(CD)처럼 음악만 ‘듣던’ 시기에는 ‘카 스테레오’라고 불리기도 했다. 여기에 비디오(동영상)와 내비게이션 기능이 추가되면서 최근에는 ‘AVN’으로 통칭된다.

일반적으로 현대모비스 같은 부품업체에서 라디오 기능이 포함된 AVN(앰프 기능이 포함된 헤드 유닛)과 스피커 시스템을 직접 제조해 자동차 업체에 일괄 공급하거나, AVN을 제외한 앰프, 스피커 유닛은 보스(BOSE) 같은 유명 음향 브랜드에서 제작해 장착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AVN 헤드 유닛을 제외한 앰프와 스피커는 해당 메이커에서 직접 설계하고 튜닝한다. 그만큼 음질이 좋다.

Q : 가정용 오디오와 어떻게 다른가

A :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가혹한 테스트를 거친다. 영하 20도~영상 40도의 극한 상황, 결로나 습기, 일시적인 침수 후에도 스피커 진동판이 변형되지 않아야 된다. 특히 스피커 진동판은 물이 스며들 경우 찢어지거나 마르면서 변형될 수 있어 물에 강한 성분을 첨가하거나 표면에 발수 처리를 한다. 먼지 등 이물질은 잡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유입되지 못하거나 유입돼도 바로 배출되는 구조로 개발한다.

Q :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가

A : 카오디오 부품도 자동차 부품과 동일한 품질 기준으로 개발·제작된다. 따라서 ‘반영구적’이라기보다는 차량 수명만큼 사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Q : 차량 종류와 성격, 형태에 따라 설계·제작 방법이 다르다는데

A : 같은 음향 시스템이라도 공간이 크고 넓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세단보다 소리 울림 면에서 유리하다. 또 차량이 클수록 동일한 음향 출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앰프(채널)와 스피커가 필요하다. 가정용 오디오와 달리 차 안에서는 모든 스피커를 최적의 위치인 청취자의 귀 높이에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치에 둔감한 저음 담당인 우퍼와 서브우퍼 스피커들은 도어나 시트 아래쪽, 트렁크 같은 여유 공간에 둔다. 그러나 위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고음 담당의 미드레인지나 트위터는 가능한 한 귀 높이에 가깝도록 A필러(앞유리와 옆유리 사이 기둥)나 도어 상단에 위치시킨다. 이 같은 스피커 배치는 차량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함께 고려한다.

Q : 자신의 카오디오 성능은 어떻게 알 수 있나

A : 카오디오(앰프) 성능은 자동차의 마력처럼 채널당 출력(와트) 또는 총출력(채널당 출력의 합)으로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소형 차량은 채널당 20~40W, 대형 차량은 40~100W의 출력을 갖고 있다.

Q : 자동차 메이커는 출력이 높거나 스피커 수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런 제품이 좋은 소리를 내는가

A : 일반적으로 출력이 좋은 앰프나 스피커를 사용하면 좋은 소리가 난다. 스피커 수가 많아지면 음질 면에서도 유리하다. 현대차에서 스피커가 가장 적은 모델은 아이오닉과 아반떼로, JBL과 크렐 브랜드 스피커 8개가 사용된다. 가장 많은 스피커를 가진 차량은 제네시스 G90와 G80이다. 이 차에는 렉시콘 브랜드의 스피커 17개가 들어간다.

하지만 엔진이나 변속기, 타이어도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고사양만 적용하면 밸런스가 망가져 최고의 성능을 끌어내지 못하듯, 좋은 스피커와 앰프도 상호 튜닝이 잘돼야 한다. 특히 자동차 실내는 공연장이나 오디오 전용 청취룸에 비해 음향학적으로 열악하다. 공간이 협소한 데다 스피커 배치도 모든 좌석에 대해 비대칭이다. 이 때문에 각 스피커 간 출력 레벨, 주파수 특성, 위상차 등을 조정하는 ‘음향 튜닝’ 기술이 동원돼 최적의 상태로 조율한다. 강조된 저음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결국 전 대역에서 균형잡힌 소리를 내는 제품이 고급품이란 평가를 들을 수 있다.

Q : 스피커를 잘 길들이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가

A : 치우침 없이 다양한 장르의 음원을 시스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재생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길들이기(에이징)는 말 그대로 시간의 경과 속에 스피커를 최적화하는 과정인데, 특정 성향의 장르만 반복 재생하면 스피커도 그런 소리만 잘 내는 쪽으로 길들여진다. 따라서 클래식,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원을 이용해 에이징을 하는 것이 좋다.

Q : 제네시스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차 카오디오는 부품과 소리에 차이가 있는가

A : 일반적으로 그렇다. 스피커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는 좀 더 자기력이 강한 자석을 사용해 무게와 출력을 늘린다. 또 알루미늄, 마그네슘, 케블라 등 특수한 재질의 진동판을 사용해 균형잡히면서도 개성적인 음색을 내게 만든다. 대중차의 경우 앰프 출력은 채널당 20와트(W) 정도지만 프리미엄은 40W 이상으로 높아 힘있고 안정적인 출력을 낼 수 있다.

현대차 쏘나타에 적용된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스피커 배치도.  현대차 제공

현대차 쏘나타에 적용된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스피커 배치도. 현대차 제공

Q : 프리미엄 브랜드 스피커도 유럽 등 오디오 선진국이 아닌 곳에서 만든 제품이 많은데, 음질 차이는 없나

A : 카오디오 브랜드 대부분이 중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에서 스피커를 만든다. 하만이나 보스도 마찬가지로 멕시코와 중국에 차량용 스피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엄격한 품질 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있어 음질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Q : 차량 출고 때 세팅된 소리는 어떤 기준에 따른 것인가. 고·중·저음을 잘 맞추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A : 메이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앞유리(윈드실드) 전방에 마치 오케스트라 무대가 펼쳐진 이미지로 기본 세팅을 한다. 트레블(고음), 베이스(저음), 전후와 좌우(밸런스)가 ‘0’인 상태다. 하지만 이는 ‘기본 세팅’이므로 취향에 따라 추가로 음질을 조정할 수 있다. 가령 피아노나 보컬을 좋아한다면 중음(미드)과 고음(트레블)을 한 단계씩 올리며 조절하다 보면 원하는 세팅을 할 수 있다. 댄스나 힙합 음악을 다이나믹하게 듣고 싶다면 저음(베이스)으로 조절한다.

Q :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음원을 재생할 때 스마트폰 볼륨을 최대로 올릴 것을 권장한다. 이때 ‘티맵’을 켜놓으면 음악 청취 중에 길 안내가 큰 소리로 섞여 나오는데

A : 스마트폰이라는 단일 음원에서 음악과 티맵 안내 음성이 각각 최대 크기의 음량으로 출력돼 발생하는 현상이다. 블루투스에 연결할 때는 번거롭더라도 티맵 설정에서 안내 음량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로 연결하면 순정 내비게이션처럼 음악과 내비 음량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Q : CD를 스마트폰에 담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음악이 느리게 연주된다는 지적도 있다

A : 이런 현상은 아직 공식적으로 제기됐거나 접수된 바는 없다. 자동차만 그런 것인지,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블루투스 전송 코덱상의 음질 저하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해결책은 조금 번거롭더라도 블루투스 대신 유선(USB)을 사용하는 것이다. USB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다면 가정용 CD를 변환하는 과정에서 설정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 청취 환경 차이에 따른 심리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네시스  G80(위)과 기아차 스팅어에 채용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현대차·기아차 제공

제네시스 G80(위)과 기아차 스팅어에 채용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현대차·기아차 제공

Q : 카오디오가 안전운전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나

A : 볼륨을 너무 높이면 차량 밖 상황 파악이 어려워져 안전운전에 지장을 준다. 운전 중 눈으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대한 정보는 청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 소리를 크게 하면 ‘마스킹’ 효과를 일으켜 주변 소리를 인지하지 못해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진다. 내비게이션 안내음이나 차선이탈, 부주의 운전 경고가 음악 소리에 가려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청력이 손실될 위험도 따른다. 80데시벨(㏈) 이상에서 한 시간가량 노출되면 일시적인 청력 손실이 일어난다. 그 이상일 때는 영구적인 청력 손실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현대·기아차의 오디오 시스템은 음원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25 볼륨 상태일 때 80㏈ 정도의 출력이 나온다. 따라서 이보다 더 큰 음량으로 장시간 청취하는 것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Q : 카오디오를 오랫동안 잘 사용할 수 있는 팁은

A : 순정 카오디오 시스템은 개발 단계부터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다. 따라서 고가의 가정용 하이엔드 오디오처럼 신주단지 모시듯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이렇게 심하게 다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맘껏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저음이 많은 음악을 크게 들을 때 도어 핸들이나 맵포켓에 자잘한 물건들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 우퍼 진동으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날 수 있어서다. 또 트렁크 측면에 서브우퍼가 있는 SUV 차량은 가능한 한 서브우퍼 그릴을 꽉 막지 않도록 짐을 싣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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