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현대차 ‘전동화 상용 플랫폼’ ST1…물류·배송 편의성↑

권재현 기자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장 정유석 부사장과 PBV 사업실 민상기 실장, PBV 개발실 오세훈 상무(왼쪽부터)가 ST1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장 정유석 부사장과 PBV 사업실 민상기 실장, PBV 개발실 오세훈 상무(왼쪽부터)가 ST1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4일 새로운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인 ST1의 판매를 시작했다.

ST1은 샤시(차량의 뼈대)와 캡(승객실)만으로 구성돼 캡 뒤쪽 공간에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의 적재함을 싣는 차량이다. 경찰 작전차, 응급 구조차, 캠핑카는 물론 수익 창출을 위한 전기 바이크 충전차, 스마트 팜, 반려동물 케어 숍, 푸드 트럭, 원격 렌탈 클리닉, 이동 LP 바 등 다양한 사업용 모델 제작이 가능하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현대차는 이 중에서 ST1에 각각 일반 적재함과 냉동 적재함을 얹어 물류 및 배송 사업에 특화시킨 카고와 냉동 카고를 먼저 공개했다. 지난 23일 송도 컨벤시아(인천 연수구)에서 연 미디어 설명회에서 현대차 PBV(목적기반차량) 개발실 오세훈 상무는 “6개월의 실증사업을 통해 고객 요구를 반영하고 ST1의 효율성 및 효과도 검증한 끝에 카고와 냉동 카고 모델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CJ대한통운, 롯데그룹, 한진택배, IKEA, 컬리 등 국내 주요 물류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업함으로써 현장의 불편사항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다른 사업 모델도 유사한 단계를 밟아 차례대로 내놓을 방침이다.

ST1의 이동식 LP 바(왼쪽)와 스마트 팜이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ST1의 이동식 LP 바(왼쪽)와 스마트 팜이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카고와 냉동 카고 모델은 물류 비즈니스 차량인 만큼 안정성과 실용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카고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최초 기술로 적재함 후방 상단에 4개의 주차 경고 초음파 센서를 적용해 저속 후진 시 주변 물체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클러스터 화면과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운전자가 적재함 문을 열어놓은 상태로 주행을 시도해도 ‘카고 도어 열림 주행 경고’가 뜬다.

적재함의 측면에는 슬라이딩 도어(미닫이문)를, 후면에는 개방감을 최대화한 트윈 스윙 도어(회전문)를 적용했으며 측면과 후면 도어에 모두 걸쇠가 아닌 전동식 잠김 시스템을 반영해 승용차의 도어처럼 전동으로 적재함 도어를 열고 잠글 수 있게 했다. 적재함 후면 하단에는 보조 발판을 마련해 배송 기사들이 좀 더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게 했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물건을 싣고 내릴 수 있도록 카고 적재함의 실내 높이는 1700㎜를 확보했다. 동시에 지하주차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전고(2230㎜)를 낮췄다. 냉동 카고는 열 전도율을 낮춘 신규 단열재를 사용했고, 냉동 적재함의 바닥재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부식과 미끄러움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ST1 카고 이미지. 현대차 제공

ST1 카고 이미지.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차량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ST1 카고와 냉동 카고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물류 배송 특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승용차 수준의 최신 편의·안전 사양들을 구현했다.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는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도 넣었다. 근처 전기차 충전소, 도착 예상 배터리 잔량, 주행 가능 거리 등 전기차 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 날씨, 시간 및 날짜, 충전소 경유 제안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에 앉기만 해도 시동이 걸리고(스마트 드라이브 레디), 차에서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저절로 시동이 꺼지는(스마트 워크 어웨이) 기능도 구현했다. 카고 냉동 드라이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품 배송 구간별 온도와 냉동기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ST1에 최초로 데이터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도입해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차량 위치, 속도, 시동 상태, 배터리 충전량 등)나 차량 운행 분석 데이터 등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이를 표준화하고 프로그래밍화하면 스마트폰처럼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사용자들이 바로 앱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이 거대한 스마트폰으로 진화 중인 흐름에 발맞춰 직관적인 전자식 변속 버튼을 비롯해 12.3인치 컬러 LCD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5인치 전용 내비게이션 화면을 실내에 탑재한 점도 눈에 띈다.

ST1 카고와 냉동 카고는 모두 76.1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카고가 317km, 카고 냉동이 298km로 한 번 충전으로 하루 배송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초급속 충전 시스템(350kW)을 적용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송 기사들이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ST1 카고와 냉동 카고의 모터 최고 출력은 160kW, 모터 최대 토크는 350Nm으로 두 모델이 동일하며, 전비는 카고가 3.6km/kWh, 냉동 카고가 3.4km/kWh이다.

민상기 현대차 PBV 사업실장은 “현대차가 추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하나인 ST1을 통해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객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 중인 ST1 카고 냉동 모습. 현대차 제공

전시 중인 ST1 카고 냉동 모습. 현대차 제공

왼쪽부터 ST1 카고 냉동과 카고 이미지. 현대차 제공

왼쪽부터 ST1 카고 냉동과 카고 이미지.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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