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형광빛 도롱뇽’ 국내 유통

윤희일 기자

국내에서 미승인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동물이 생산·유통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미승인 LMO 유채와 면화 등의 식물이 유통된 사실이 확인된 적이 있지만, 미승인 LMO 동물의 국내 생산·유통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해양수산부는 LMO 도롱뇽이 인터넷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관상용으로 불법 생산·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했다고 22일 밝혔다. LMO(Living Modified Organism)는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유전물질을 변형시킨 생명체를 가리키는 것이다. LMO 동물이 그대로 외부로 흘러나갈 경우 돌연변이 등의 환경적 문제를 일으키면서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청색광 조명에서 형광을 발하는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도롱뇽(우파루파). 해양수산부 제공

청색광 조명에서 형광을 발하는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도롱뇽(우파루파). 해양수산부 제공

이번에 적발된 LMO도롱뇽은 녹색형광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 GFP)을 주입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녹색형광을 발현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유전자조작을 하지 않은 야생상태의 도롱뇽은 형광을 발현하지 않는다. 이 도롱뇽은 원래 ‘우파루파’나 ‘멕시코도룡뇽’ 등으로 불린다.

이런 식의 유전자 조작이 이루어진 생물체를 국내로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전에 인체 및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성 심사 및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도롱뇽은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해수부는 이번에 적발된 미승인 LMO 도롱뇽은 어항에서 사육하는 관상용으로 자연계에 방출돼 자연생태계에 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에 적발된 LMO 도룡뇽(우파루파)의 평상시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당국에 적발된 LMO 도룡뇽(우파루파)의 평상시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해수부로부터 해양·수산용 LMO 안전관리 사업을 위탁받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사전 승인을 거치지 않은 LMO로 의심되는 우파루파가 ‘GFP 우파루파’, ‘형광 우파루파’ 등의 이름으로 인터넷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관상용으로 거래되고 있는 사례를 적발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녹색형광을 발현하는 도롱뇽 10여 마리를 확보해 유전자 분석 등의 조사를 벌인 결과, 미승인 LMO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양수산부는 사전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LMO 도롱뇽을 불법 수입·판매한 업자 3명을 지난 20일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했다. 해수부는 이와 함께 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LMO 도롱뇽 251마리를 수거, 폐기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상업화 단계에 있거나 연구·개발 중인 해양·수산용 LMO의 불법 생산·유통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미 생산·판매된 LMO 도롱뇽을 수거·폐기하기로 하고 이달 23일부터 5월 31일까지를 자신신고기간으로 정해놓고 자진 신고를 받기로 했다. 해수부는 LMO 도롱뇽을 단순히 매입해 소유 또는 사육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면서 하천이나 호수 등에 버리지 말고 반드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LMO를 수입하거나 생산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면서 “미승인 LMO 생물체를 수입하거나 생산 판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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