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국회서 끼워넣은 내년 ‘쪽지예산’ 9400억

윤지원 기자

윤호중·권성동 지역구 사업 등 76개

도로·철도 7개는 100억씩 증액돼

“사업 규모 달라…정치적 분배” 지적

국회 예산 심의 때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는 이른바 ‘쪽지예산’ 문제가 또다시 반복됐다. 정부안에는 없다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내년도 예산규모가 9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2022년 예산 국회 증·감액 사업 리스트 공개 및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없다가 국회 심의에서 자체 증액된 사업은 76개, 약 9400억원이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역구(경기 구리)에 속하는 태릉~구리 광역도로건설 사업에는 38억2500만원이 새로 편성됐다. 부전~마산철도(30억원), 태화강~송정 광역철도(21억원)도 정부안에서 0원이었다가 국회 심의에서 새롭게 예산이 들어갔다.

원래 정부안에 빠져있던 가덕도 관련 예산은 ‘가덕도신공항 건립 추진단 운영 사업’이란 이름으로 2억5400만원이 새로 들어갔다.

종교활동 사업도 다수 증액됐다. 종교문화활동 지원 사업은 14억3000만원이 증액됐는데 여기에는 불교계 화상회의 시스템 지원사업 2억원, 기대승 450주년 기념사업 1억원, 국제 불교영화제 2억원, 강원도 세계 청소년 명상 주간 사업 5억원 등이 포함됐다.

전통종교 문화유산보존 사업은 정부안이 222억2400만원이었는데 국회에서 57억3000만원이 증액됐다.

도로·철도 사업 7개는 100억원씩 불어났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지역구(강원 강릉)에 속하는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 등이 해당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사업규모가 각각 달랐지만 증액 규모가 100억원으로 동일하다”며 “경제적 필요보다 정치적 분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의원 외교활동 예산(15억7300만원),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지원(8000만원) 등 개별 의원들을 위한 사업도 국회 심의에서 증액됐다.

국회가 임의로 예산을 결정하는 배경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小)소위원회’가 있다. 국회의 예산 증액 논의는 예결위 공식 회의석상이 아닌 비공개인 소소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수인데, 속기록을 기록하거나 관련 논의 과정을 공개하는 기준이 없어 ‘깜깜이’ 예산이 의원 임의대로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편 국회에서 감액된 예산은 국고채 이자지급액, 국민연금 급여지급액이었다. 국고채 이자나 국민연금 급여는 국회 삭감 결정과는 별개로 정해진 국채 금리와 연금법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 사실상 국회 감액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연례적으로 정부는 국고채 이자지급액, 국민연금 급여지급액을 과장해서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이를 삭감한다”며 “경제효과가 없는 단순한 통계조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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