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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장' 2020년 양도차익 110조원...5년간 48% 급증

반기웅 기자
서울 남산서 바라본 용산과 반포 방향 아파트단지. 이석우 기자

서울 남산서 바라본 용산과 반포 방향 아파트단지. 이석우 기자

부동산 ‘불장’이었던 2020년 부동산 거래를 통해 발생한 양도차익이 110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부동산 양도차익 증가율은 48.9%로 근소득자 총급여 증가율(25.2%)의 배에 달했다. 특히 부동산 양도차익 상위 10%가 가져간 양도차익은 67조원으로 근로소득 하위 30%가 1년간 벌어들인 소득보다 11조원 이상 많았다.

부동산 양도차익은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 필요경비 등을 뺀 금액으로 양도소득세의 산정기준이 된다.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이렇게 커서는 노동 의욕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후보들이 부동산 감세 공약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16~2020년 부동산 자산 건수 별 양도소득 100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부동산 매각에 따른 양도차익은 110조1775억원으로 5년 만에 48.9% 증가했다. 2016년 부동산 양도차익 총액은 73조9627억원이었다. 근로소득자의 소득은 부동산 양도차익 급증을 따라 가지 못했다. 전체 근로소득자의 총급여는 2016년 595조9907억원에서 2020년 746조3168억원으로 25.2% 증가하는데 그쳤다.

부동산 양도차익은 상위 10%가 독식했다. 상위 10% 양도차익은 2016년 47조5121억원에서 2020년 67조6317억원으로 5년만에 42.3% 늘었다.. 근로소득 하위 30% 노동자 585만명의 총급여(56조2143억원)보다 11조원 이상 많다. 부동산 소득 폭등은 ‘일할 맛’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4.7%가 노동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부동산 폭등’을 꼽았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부동산 과열로 노동자들은 노동 의욕을 잃고 기업들은 생산보다 부동산 투자에 몰두한다”며 “결국 기업 생산성 저하로 인해 경제 활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연일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 이후 양도소득세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시장에서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혜영 의원은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양도차익이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는데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양당 대선 후보들은 양도소득세가 다주택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부동산 감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정녕 불로소득이 노동소득보다 더 대접받는 세상을 원하는지 후보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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