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9% 껑충…2월 물가 3.7% ↑

이창준 기자

5개월 연속 3%대 상승 이어가

축산물·과일 등 먹거리도 급등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3%를 넘었다. 물가 상승 흐름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등의 수급 차질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 물가 상승 곡선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 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지난해 10월(3.2%) 이후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조사 대상 품목 중 가격 변동의 체감 정도가 큰 생활물가지수는 4.1%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16.5%)·경유(21.0%)·등유(31.2%)·자동차용 LPG(23.8%) 등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석유류가 19.4% 껑충 뛰었다. 공업제품 물가도 5.2% 상승했다. 서비스물가도 개인서비스 가격이 4.3% 상승하면서 3.1% 올랐다.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률은 0.9%, 집세 상승률은 2.1%로 각각 집계됐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 높아졌고 수입곡물 가격이 오른 탓에 외식 물가 등 서비스물가도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달 석유류(19.4%), 외식(6.2%)의 상승률은 한 달 전에 비해 각각 3.0%포인트, 0.7%포인트 높았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2.9% 상승했다.

수입쇠고기(26.7%)·딸기(20.9%)·귤(20.0%)·돼지고기(12.4%) 등 축산물과 과일 물가도 많이 올랐다.

반면 채소류 가격은 8.3% 내렸다. 파(-59.8%)·양파(-41.8%)·고구마(-21.1%) 등의 감소폭이 컸다.

통계청은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했지만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 등의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3%대 상승률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변수 등 일시적인 물가 충격 요인을 제외해도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지난달 3.2% 올라 2011년 12월(3.6%)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9% 상승했다. 이는 2009년 6월(3.0%)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통계청은 공급망 차질,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 확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확산지수가 100에 근접하는 등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다음달에도 물가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확산지수는 물가 오름세와 물가 상승 품목 비중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높다는 것은 다양한 품목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원유와 원자재 등의 공급망 차질이 심화되면 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2011년 5월 이후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어운선 심의관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2월 소비자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지정학적 요인이 가세하면 물가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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