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부담에 빛바랜 ‘역대급 수출’

박상영 기자

3월 ‘월간 최대 수출’에도…‘무역 수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작년 동월 대비 수출액 18.2% 증가할 때, 수입액은 27.9% 늘어나
원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향후 적자폭 확대 우려도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 3월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수입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가장 큰 월별 수출 액수다. 산업부는 “3월은 대통령 선거로 조업일수가 하루 줄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대외여건이 불확실했음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수출은 2020년 11월 이후 17개월 연속 늘고 있다.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도 13개월째 지속 중이다.

주요 품목들의 수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처음으로 130억달러를 넘어섰고 수요 확대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수출액도 54억달러를 상회하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철강·석유제품도 고유가 영향으로 가격 강세가 이어지며 20% 이상 늘었다. 반면 차량용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일본 지진 등 공급망 차질요인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자동차 수출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아세안 등 3대 수출 시장에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동·중남미에서도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역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러시아 수출은 40%가량 줄었다. 우크라이나도 자동차·일반기계·철강 수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약 95% 감소했다.

이처럼 수출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음에도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1억4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3월 수입액이 636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9% 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61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수입액 77억2000만달러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배럴당 110달러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에너지수입액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원유 수입액은 83억3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스(57억3000만달러), 석탄(21억2000만달러) 수입액도 각각 35.6%, 10.0% 늘었다.

산업부는 “최근 유례없이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3월에는 근소한 차이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에너지 수입액이 큰 프랑스·미국도 무역적자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원재료수입물가 상승이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원유와 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 1~2월 중 원재료수입물가가 58.5% 상승했다”면서 “올해 1분기 원재료수입물가 상승률을 58.5%로 가정했을 경우 무역수지는 42억3000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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