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고물가·고강도 긴축 충격파…주저앉은 금융시장

박채영·이윤주 기자

환율은 지붕 뚫고 코스피는 추락

공포의 전광판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피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12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공포의 전광판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피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12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환율 장중 1290원선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코스피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 마감
한국산 가상통화 폭락까지 겹쳐

미국발 ‘고물가·고강도 긴축’의 공포에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90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3.3원 오른 달러당 1288.6원에 마감했다. 달러당 1300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7월14일 1293원 이후 12년10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6.2원가량 급등한 1291.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다 환율 상승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1288원대에 마감했다.

증시도 부진에 빠져 코스피가 2550선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11월19일(2547.42)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는 최근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68포인트(3.77%) 내린 833.66에 마감했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더해졌다.

가상통화 폭락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국산 가상통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되는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가 폭락하면서 가상통화 시장이 크게 출렁이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가상통화 시장의 급락에 따른 심리적 위축과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에 의한 소비 둔화로 경기 위축 이슈가 부각되며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외에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지수(-1.77%), 중국 상하이지수(-0.12%), 대만 가권지수(-2.43%) 모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외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하방 지지요인이 되고 있지만, 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것을 감안하면 반등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수요 감소 폭도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단기적인 위험관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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