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이윤주 기자

주택 거래 둔화·금리 상승에

작년 말보다 1조5000억 감소

가계빚도 9년 만에 줄어들어

‘부채 축소’ 진입 판단은 아직

가계대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줄곧 늘기만 하던 분기별 가계대출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주택매매 거래가 줄고, 대출금리도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 대금 등 판매신용을 포함한 전체 가계신용(가계빚) 규모도 9년 만에 뒷걸음쳤다.

본격적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진입한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금리와 자산시장의 호황을 타고 이어지던 가계부채 급증세가 일단 멈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물가 급등과 가계부채 급증에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을 고민하던 통화당국도 부담을 소폭 덜게 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보면 올 3월 말 기준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합친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증가액 3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분기별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2002년 4분기 해당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전 분기 12조7000억원에서 올 1분기 8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전 분기 9000억원 감소에서 올 1분기 9조6000억원 감소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기타대출은 두 분기 연속 줄어든 데다 감소 규모도 2003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매매 거래 둔화, 당국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처음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관별로 가계대출 증감액을 보면 예금은행에서 4조5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에서 2조5000억원 각각 줄었지만,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오히려 5조5000억원 불었다.

올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6000억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등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빚을 말한다. 가계신용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 9000억원 감소한 이후 9년 만이다. 판매신용은 1분기에 8000억원 늘어 지난해 4분기 5조2000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송 팀장은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3월 이후 거리 두기가 점차 완화된 만큼 민간소비가 늘어날 수 있어 판매신용은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추세적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들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송 팀장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 완화 노력 등 때문에 4월에 다시 소폭 늘었으나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주택매매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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